아스날, 자랑 아닌 자랑 '4위'도 위태 위태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03.02 00:09  수정 2017.03.01 20:50

강팀과의 경기에서 해법 제시 못해..벵거 감독 퇴진 압박

아스날 벵거 감독. ⓒ 게티이미지

팀 안팎으로 너무 시끄럽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1996년 아스날 지휘봉을 잡은 이후 최악의 위기다. 물론 지금까지 리그 4위 바깥으로 벗어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항상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2003-04시즌 이후 13년 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자 팬들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동안 첼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부자 구단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도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우승으로 더 이상 통하기 어렵게 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7년 연속 16강 탈락이 유력하다. 바이에른 뮌헨전 1-5 참패는 ‘벵거 아웃(Wenger Out)’에 불을 지폈다. 강팀을 상대로 매 시즌 똑같은 방식으로 패배하는 모습에 아스날 팬들이 폭발한 것이다. 올 시즌 리그 4위 수성과 FA컵 우승은 팬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없는 성적표다.

당장 올 시즌 리그 4위 수성부터 급선무다. 첼시의 독주 체제가 확고한 가운데 토트넘, 맨시티, 리버풀, 맨유 등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아스날은 올 시즌 강팀에 매우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빅6와의 전적에서 1승 2무 3패로 열세다.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특급 스타들을 영입하는데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이뿐만 아니다. 올 여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벵거 감독의 거취는 최대 관심사다. 20년 동안 아스날에서 장기집권한 벵거 감독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작업이 몇 년이나 소요될지 예측할 수 없다. 구단에서는 벵거 감독에게 계약 연장을 제시했지만 벵거 감독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벵거 감독이 아스날을 떠날 경우 선수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수트 외질과 엑토르 베예린이 대표적이다. 외질과 베예린은 자신이 아스날에서 뛰는 이유가 벵거 감독의 존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벵거 감독의 계약 연장이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 60대 후반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감독 커리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또, 상위권 팀들과의 경쟁에서 전술적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벵거다. 파격적인 변화 없인 구단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스날 팬들의 견해다.

아스날 특급 스타 알렉시스 산체스(28)과 메수트 외질(28)의 재계약 문제는 아직도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2018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산체스와 외질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구단과 선수의 주급 요구 차이가 워낙 큰 탓이다.

아스날은 산체스와 외질을 잃을 경우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이적료로 파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당장 산체스와 외질에 걸맞은 클래스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이적 시장에서 선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봉착한 아스날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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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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