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첼시와 선두경쟁을 펼치던 리버풀은 어느새 5위까지 밀려났다.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는 강등권 추락을 걱정하던 레스터 시티에 1-3 완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49로 4위권 탈환에 또 실패하며 불안한 5위를 유지했다. 첼시와의 격차는 14로 우승은 멀어졌고, 이제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위 맨유에도 승점 1차이로 추격당하고 있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올 시즌 초반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시즌 중반 이후 점점 하향세를 탔다. 2017년 이후 치른 12경기에서 리버풀이 거둔 성적은 2승4무6패로 처참하다.
부진한 승률과 함께 도마에 오른 것은 도깨비 같은 경기력이다.
리버풀은 지난달 12일 리그 25라운드에서 강호로 꼽히는 토트넘을 제압한 반면,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던 스완지 시티(16위), 헐 시티(19위), 레스터 시티(15위) 등에 덜미를 잡히며 승점을 놓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버풀은 한때 맨유와 함께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명문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로는 리그 무관에 그치며 한동안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다)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따라붙기도 했다. 최근에는 약자에 약하고 강자에 강하다는 의미로 ‘의적풀’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클롭 감독을 향한 여론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클롭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표방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부진으로 팀이 하향세를 타면서 이제는 그에 대한 질타가 부쩍 늘었다. 영국 현지 전문가들은 리버풀의 허약한 수비진과 전술적 유연성 부족을 부진의 원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클롭 감독의 주전술로 꼽히는 게겐 프레싱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최전방 압박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지만,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수비를 두텁게 내린 뒤 역습을 노리는 팀들에게는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 클롭의 리버풀이 맞불을 놓는 강팀보다 약팀에게 더 약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리버풀의 수비진은 기동력에 약점이 있고 확실한 리더가 없는 상황이다. 공격도 해리 케인이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같은 중량감 있는 전문 스트라이커 대신 2선 공격수들과 제로톱 위주의 전술을 구사하다보니 침투할 공간을 내주지 않는 팀을 만났을 때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지도 어느덧 1년 3개월이 넘었다. 자신의 팀을 구성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적응기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렇게 리버풀은 올 시즌 최대의 고비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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