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퍼시스 “가구가 아닌 공간을 판다”
같은 뿌리인 한샘과 퍼시스, 종합 가구 회사로 발돋움 하며 사업 영역 겹쳐
국내 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직영점(플래그십 매장) 통해 경쟁
같은 뿌리인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과 사무용 가구 1위 퍼시스그룹이 가구와 연관된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두 그룹의 사업영역이 겹치는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양하 한샘 대표와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의 경영목표에 따라 각 사는 '가구'를 파는 회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간'을 파는 회사로 변신했다.
한샘은 1971년 서울 구파발의 7평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부엌 가구 전문 회사였던 한샘이 종합 가구 회사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샘에 따르면, 지난 1997년 1월 서울 방배동 한샘 본사 옆에 플래그샵 1호점인 방배점의 문을 열며 인테리어 가구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2000년대 후반 건자재사업에 진출한 한샘은 현재 침실, 거실, 욕실 등 주택 등 모든 공간에 있는 가구, 기기, 소품, 패브릭 등 인테리어 용품까지 판다.
1983년 한샘에서 일하던 손 회장 등이 싱크대 상판 납품을 위해 세운 한샘공업주식회사가 전신인 퍼시스그룹은 이후 한샘퍼시스(1987), 퍼시스(1995)로 이름을 바꾸었다. 퍼시스그룹은 1999년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을 선보이며 종합 가구 회사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시디즈, 일룸, 바로스, 팀스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서비스 역시 비슷하다. 한샘의 '공간설계전문가'(Space Coordinator)가 소비자와의 상담을 통해 개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퍼시스 역시 인테리어 배치는 물론 컨설팅-구매-시공-사후관리에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도움을 준다.
두 기업은 현재 인테리어 소품과 부엌가구를 뺀 나머지 모든 영역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한샘의 강점인 가정용 가구시장에서는 퍼시스가 1998년 일룸을 선보이며 경쟁 중이다. 퍼시스의 주력 품목인 사무용가구 시장에서는 한샘이펙스가 2008년 비츠라는 브랜드를 내놓으며 진출했다.
향후 한샘과 퍼시스는 해외에서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또 한 번 경쟁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중국법인을 세운 한샘은 올 하반기 중국 상하이 창닝구 대형 복합쇼핑몰에 전체 면적 1만㎡(약 3000평) 규모의 글로벌 1호 직영매장을 선보이며 중국 사업을 본격화한다. 퍼시스 역시 지난 1월 대만에 일룸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며 B2C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유행을 너무 쫓아가기 보다는 진정성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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