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합당 러브콜', 혁신당 '선긋기'…여권발 정계개편 시작될까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8.17 00:05  수정 2025.08.17 05:05

친명계서도 "합당, 생각 있다"

박지원 "조국, 군소정당 대표

머물면 '제2의 정의당' 될 것"

혁신당 "與 합당은 시기상조"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 전 대표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판도를 흔드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 탓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특사로 사법적 부담감을 덜어낸 조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따라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가 결집하는 등 여권 권력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현재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전날 0시 2분 수감 중이던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하며 "이재명정부는 국민들의 투쟁과 저항의 산물이자, 국민의 주권 행사의 산물이다. 이재명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이재명 대통령도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진보 진영은 더욱 단결하고 더욱 연대해야 한다"며 "지난 8개월간 이곳에서 깊은 성찰과 넓은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조력'과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를 강조함에 따라, 민주당에서부터 제기된 합당설이 사면을 기점으로 유효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합당설은 민주당에서 나왔고, 이후 당내 중진의원 나아가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5선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지방선거 전 합당이 가능하겠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합당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도 생각이 있는 부분이라, 중장기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 중에 하나이자 검토할 수 있는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혁신당 소속 의원들이 차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민주당과의 합당이 불가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의원은 KBS '뉴스브리핑'에서 "혁신당 12명 의원들을 만나보면 미래에 자기들의 정치 운명에 대해 굉장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불안하다"며"(그렇기 때문에 민주당과) 함께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합당이 되지 않을 경우 혁신당이 '제2의 정의당'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박 의원은 조 전 대표를 향해 "군소정당의 대표로 뭐가 되겠느냐. 잘못하면 '제2의 정의당이 된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거듭 말씀드리지만, (혁신당은) 민주당과 통합해서 크게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전남 담양 재보궐선거에서 우리가 한두 석을 놓쳤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장이 있는 민주당이 아니고, 또 한두 석 가졌다고 해서 혁신당이 민주당 되는 것도 아니다. 소탐대실 말라"고 충고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권한대행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끝까지간다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사실상 먼저 합당에 손을 흔들고 있지만, 혁신당은 논의한 적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은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에서 제기되는 합당설은) 논의가 너무 성급하고 일방적인 것 같다"며 "그것(합당)은 한 번도 논의된 적 없고 시기상조다. 혁신당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합당 공격을 하는데 말이 아니라 발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라"며 "경쟁이 필요한 곳에서는 경쟁을 할 것이고, 단일화가 필요한 곳, 연합이 필요한 곳에서는 단일화 연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규근 혁신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우리 당의 합당 문제는 내가 알기로는 당내에서 거론되거나 논의된 바가 없다"며 "조 전 대표가 수감되기 전 '민주당과 혁신당이 합당해도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다.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1.5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조 전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로선 중앙정치 복귀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이나 강훈식 비서실장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조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3일 혁신당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거대한 선단의 항로를 추종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도 쇄빙선이고 예인선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자강할 것이고 불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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