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호날두, 제로톱 저울질 나폴리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7.03.07 11:14  수정 2017.03.07 22:26

중원 장악에서 갈린 1차전..나폴리, 2차전 전술 놓고 고심

레알 마드리드 VS 나폴리 ⓒ 데일리안 박문수 / 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와 나폴리가 이탈리아로 장소를 옮겨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른다.

레알과 나폴리는 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산 파올서 열리는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맞붙는다. 1차전에서 레알에 1-3으로 패한 나폴리는 무실점 2골차 승리 또는 3골차 이상 승리가 필요하다. 3-1로 이기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버거운 과제다.

나폴리와 레알 모두 주 포메이션은 4-3-3이다.

포백 측면 수비수(풀백)의 오버래핑이 뛰어나고,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1명은 포백 앞에서 수비진을 보호한다. 그리고 2명의 창의적이고 패싱력이 우수한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공격진은 사뭇 다르다. 양쪽 윙어가 배치된 점은 같지만, 레알이 벤제마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전술과 대조적으로 나폴리는 메르텐스가 제로톱에 있었다.

경험과 중원 장악의 차이

1차전 당시 레알은 중원 장악에서 우위를 점하며 나폴리에 3-1 승리했다. 레알은 나폴리의 로렌조 인시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벤제마와 크로스 그리고 카세미루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압승했다.

2차전 최대 승부처도 역시 미드필더 싸움이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자랑하는 레알을 상대로 나폴리는 1차전에서 디아와라를 포백 위에 위치시키면서 함식과 지엘린스키를 중원에 배치했다. 수비적인 카세미루 윗선에 크로스와 모드리치를 투입하는 레알의 대형과 기본적으로 유사했다.

경험에서의 차이가 뚜렷했다. 지엘린스키와 디아와라 모두 레알과의 맞대결에 따른 부담 탓인지 평소보다 움직임이 무거웠다. 두 명의 미드필더가 부진한 탓에 팀의 키플레이어 함식의 움직임 역시 좋지 않았다.

레알은 달랐다. 크로스와 모드리치 모두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패싱력을 통해 빌드업을 도왔고, 탈압박을 통해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 카세미루 역시 중원 장악은 물론 팀의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레알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모드리치와 크로스 그리고 카세미루를 중원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옵션은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마테오 코바치치다. 기본적인 대형도 전술도 1차전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카세미루가 포백 바로 위에서 수비진을 보호하는 대신 상대 중원 차단에 주력하면서 크로스와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 VS 나폴리 ⓒ 데일리안 박문수 / 게티이미지

나폴리 역시 2차전 대반격을 위해 중원 장악을 최우선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알랑의 부상으로 중원 구성에 비상이 걸렸다. 1차전 당시 나폴리는 함식과 지엘린스키 그리고 카세미루를 투입해 레알과 유사한 대형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상대에 약점만 노출했다.

중원 구성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조르지뉴를 투입해 3선에서부터의 빌드업을 노리면서 중원 장악력이 좋은 알랑을 전면으로 내세워 레알 선수들과의 맞대결을 유도할 것으로 보였지만 알랑의 부상으로 계획이 꼬였다.

나폴리가 내세울 수 있는 미드필더진 전략은 지엘린스키와 함식을 좀 더 윗선에 포진하면서 1차전 디아와라 자리에 조르지뉴를 투입하는 전략이나 1차전과 같은 대형으로 레알전에 나서는 전술이 있다. 선수들이 이전과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1차전 패배가 반복될 수 있다.

달라진 레알 호날두, 원톱과 제로톱 저울질 나폴리

호날두는 1차전에서 해결사보다 도우미로서 해야 할 역할에 충실했다. 직접 나서서 해결하기보다는 팀원들을 활용해 공간을 열고 도움을 올리는데 주력했다. 2차전도 마찬가지다. 베일의 부상 복귀로 레알이 날개를 단 만큼, 호날두의 역할 변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 지단 감독은 호날두와 베일을 측면에 투입하면서 벤제마 혹은 모라타를 전방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벤제마가 1차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는 점, 에이바르전에서도 모라타와 베일 그리고 호날두가 없던 상황에서 승리를 이끌었기에 벤제마가 선발, 모라타는 교체 자원으로 나설 확률이 크다.

나폴리 역시 2개의 공격진 기용 카드가 있다. 하나는 메르텐스의 제로톱 출전이다. 1차전에서는 부진했지만 로마와의 맞대결에서도 멀티골을 가동한 메르텐스의 상태는 좋다. 세리에A에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극적인 드라마 연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 다음 카드는 밀리크다. 이과인의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약스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밀리크는 적응기 없이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부상으로 낙마했고, 그 사이 메르텐스의 제로톱 전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실전 복귀 후 컨디션을 끌어 올린 밀리크를 투입하는 원톱 전환 가능성도 있다. 기존의 제로톱 전술에서 최전방 공격수 밀리크를 투입해 제공권을 노리는 공격 전술로 레알과의 높이 싸움에 나서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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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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