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대선'에 분양 성수기 5월 이후로 '패스'
대우건설 인천 논현 푸르지오 분양 4월말에서 5월 중순으로 연기
건설사들, 국민적 관심 대선에 쏠리는 시기 피해 일정 저울질
5월 초 ‘장미대선’이 치러짐에 따라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건설사들은 올 하반기 이후 입주물량 증가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연간 분양 물량의 절반이상을 상반기에 배치했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대선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루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5월 초 선거가 치러질 경우 4월부터는 국민적 관심이 대선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홍보물 등의 준비 여건도 좋지 않아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파트 분양성수기가 3월에서 5월 이후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건설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해 5월까지 분양 예정인 물량은 전국 총 12만190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6월 예정된 3만7153가구를 포함해 올해 상반기 총 분양예정 물량(18만3215가구)의 66.5%에 달하는 수치다.
건설사들은 연간 분양 물량(약 31만가구)의 60% 가까이를 상반기에 배치했다.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수요층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월별로는 이달 3만243가구에 이어 4월에 2배가 넘는 6만962가구를 분양하고, 5월에 다시 3만696가구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5월 초 대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선거 전인 4월에 분양을 집중시킨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인허가 과정에서 대체로 분양 계획이 뒤로 미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4월에 6만가구가 다 분양될지는 미지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성수기와 선거시기가 애매하게 맞물려 있어 분양을 예정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 선거 이후로 미룰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말부터 계획했던 올 4~5월 분양 물량을 계획대로 선보인다. 4월에 서초 주상복합(800가구)은 예정대로 분양한다. 오산 지역주택조합(972가구) 물량은 조합 일정상 4월에서 5월로 분양이 미뤄졌다.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1980가구)은 예정대로 조합 물량은 4월에, 일반 물량은 7월에 실시한다.
GS건설은 김포 걸포(2964가구), 부산일광5·6(774가구) 물량은 대선 이후에 분양할 계획이다. 당초 5월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구체적인 분양일정은 5월 황금연휴와 대선이 낀 주를 피한 3째주 이후 진행할 방침이다.
대림산업의 경우 3~4월에는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물량이어서 인허가 문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대림산업은 당초 이달에 부산 만덕5구역(2120가구)과 거여 2-2구역(1199가구)을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조합 사정상 4월로 일정이 미뤄졌다. 연초 4월로 발표한 부산 일광지구 3블록(913가구) 분양은 5월에 진행된다.
대우건설은 4월말 분양 예정인 인천 논현 푸르지오(754가구)를 5월 중순 이후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선 공략 막바지인 4월말보다는 대선이 치러진 직후인 5월 중순으로 분양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본격적인 국내 주택사업을 준비 중인 쌍용건설은 당초 3월 분양 예정인 경남 밀양 쌍용예가(468가구)를 5월 중순으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선뿐 아니라 3~4월 청약 결과도 분양 시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분양에 자신이 없는 단지나 미분양이 우려되는 곳은 연기할 수도 있어 본격적인 분양대전은 5월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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