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가 환호’ 김현수…그래서 아쉬운 개막전
지난해 개막전, 충격적인 홈팬들 야유
시범경기부터 바짝 힘낸 올 시즌 주전
볼티모어 김현수가 지난해와 전혀 다른 대접을 받으며 개막전을 치렀다.
김현수는 4일(이하 한국시각)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토론토와의 개막전에서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서 24경기에 나와 타율 0.271(59타수 16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에 벅 쇼월터 감독의 신뢰를 받은 김현수는 당당히 25인 로스터에 합류했고, 개막전에 선발 출전까지 해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구단 측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올 시즌 활약할 선수들을 소개했다. 외야에서 대기하던 김현수의 이름이 호명되자 볼티모어 홈팬들은 환호와 뜨거운 박수로 맞아들였다.
사실 김현수는 지난해 끔찍한 장면을 경험했다. 시범경기서 1할대 타율 부진에 빠졌던 그는 구단의 마이너리그 통보행을 거부, 끝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잔류했다. 그러자 볼티모어 팬들은 김현수에게 야유를 보내 선수의 마음고생이 상당했다. 거부권을 행사한 그에게 괘씸죄가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김현수는 이를 실력으로 극복했다. 시즌 초반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김현수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경기만을 지켜볼 뿐이었다.
쇼월터 감독은 한참이 지나서야 김현수에게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도록 지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탬파베이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현수는 그제야 감독 눈에 들기 시작했고, 비록 플래툰이었지만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하며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지난해 95경기에 출장한 김현수는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으로 반전 스토리를 썼다. 볼티모어 팬들은 빼어난 실력을 과시한 김현수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날 김현수는 첫 타석 등장 때에도 환호를 받으며 나섰다. 0-0으로 맞선 2회말 무사 2루 상황,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체인지업을 공략했지만 아쉽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에도 두 차례 2루수 땅볼에 그친 김현수는 8회 수비 때 조이 리카드와 교체됐다. 한편, 이날 볼티모어는 연장 11회말 마크 트럼보가 제이슨 그릴을 상대로 좌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기록, 볼티모어는 개막전부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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