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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너무해’ 없느니만 못한 LED 광고판


입력 2017.04.11 09:32 수정 2017.04.12 08:11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현란한 LED 광고판으로 투구 궤적 파악 어려워

KBO가 직접 나서 이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해야

투수의 투구가 광고 글씨 속으로 사라지는 수원구장의 LED 광고판. SPOTV 중계 화면 캡처

프로 스포츠는 ‘돈’이다. 선수의 가치를 말해주는 잣대는 연봉이다. 구단의 성적은 관중 동원 및 수익과 직결된다. 선수들의 유니폼은 물론 구장 곳곳에도 광고로 가득하다.

케이블 TV의 스포츠 채널 방송사들이 프로야구 중계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수 교대 시 광고를 지속적으로 삽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야구장 광고권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의 광고권을 둘러싼 KIA 타이거즈와 광주시의 갈등이 발생했다. 타결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야구장 광고가 얼마나 중대한 수익원인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야구 중계를 볼 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은 바로 홈 플레이트다. 포수가 사인을 내고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휘두르는 고정된 위치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및 볼 판정이 제시되고 상황에 따라 가장 극적인 홈 접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근 홈 플레이트 뒤쪽에는 현란한 LED 광고판으로 가득하다.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물론 TV 생중계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기 안성맞춤이다. 화려한 원색은 물론 자극적인 형광색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LED 광고판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투구와 타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새하얀 야구공이 번쩍거리는 광고판의 하얀 글씨 속으로 들어가면 시야에서 사라져버려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형광색 광고의 경우 시청자들이 눈부심을 호소하기도 한다.

홈 플레이트 뒤 LED 광고판의 문제가 지나친 곳은 수원구장, 마산구장, 대전구장, 사직구장, 고척돔 등을 꼽을 수 있다. 문학구장의 경우 개별 광고판이 현란하지 않지만 포수 뒤쪽에 1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광고판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마산구장에서도 공이 안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야구팬들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투수가 손에서 공을 놓는 순간부터 포수 미트 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구종과 무브먼트를 TV 중계를 통해 확인한다. 타자의 타격 순간에는 정타 여부 및 타구의 방향을 예견하기도 한다. 때로는 포수의 미트질, 즉 프레이밍까지도 관찰한다.

하지만 광고판이 중요한 찰나의 플레이를 제대로 감상하는데 지장을 주는 것이 현실이다. 이 순간을 위해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분석을 하며 피땀을 흘려 노력하고 있지만 광고판이 선수들의 결과물을 가리는 셈이다.

LED 광고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의문이다. 투구 직전, 포수 사인을 보며 타자의 타구를 빠르게 포착해야 하는 야수들이 번쩍거리는 광고판에 의해 미세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타자의 타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백스크린에 광고판을 설치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광고판 문제는 자율적 규제로 해결되기 쉽지 않다. 개별 구단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광고 수익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KBO가 홈 플레이트 뒤쪽의 광고판에 대한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올 시즌 초반에는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KBO리그의 관중 동원이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구팬들의 관전을 방해하는 LED 광고판에 대한 규제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글: 이용선 /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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