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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합류로 재부상하는 '제3지대론', 안철수의 득실은?


입력 2017.04.28 16:53 수정 2017.04.28 17:20        전형민 기자

'확장성', '안정감' 등 긍정요인 있지만

'진보 지지층 반감', '구태' 등 부정요인도

지난 2016년 3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확장성', '안정감' 등 긍정요인 있지만
'진보 지지층 반감', '구태' 등 부정요인도


아득히 멀어져가던 '제3지대론'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심야 회동'으로 다시 급부상했다. 회동에서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사실상 'SOS 사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은 김 전 대표의 합류가 안 후보 지지율에 미칠 영향 계산에 분주하다.

안철수 후보는 '심야 회동' 이튿날인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대표를 만나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를 맡아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하락한 지지율 제고를 위한 사실상의 'SOS'다. 안 후보는 이와 관련 '통합내각 구성'을 발표하며 김 전 대표가 언급해온 '3년 임기단축'과 '책임총리 국회추천제'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결정되면 저는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종인 전 대표도 이날 언론을 통해 "의견이 맞으면 수용할 수 있다"며 사실상 합류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통합정부 구상을 안 후보가 전폭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나라가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다음 정부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터전을 만드는 데 기여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당장 김 전 대표의 합류로 안 후보는 보수표의 이탈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도 '김종인'이라는 이름은 '야당의 확장성'처럼 대변돼왔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이 확장성 덕분에 최근까지 민주당도 김 전 대표의 재영입에 공을 들였다. 최근 문재인 후보를 오차범위에 근접할 정도로 따라붙었다가 지지율이 빠지면서 '조정기'를 겪고 있는 안 후보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6년 3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또 다른 소득은 '안정감'이다. 안 후보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불안감'이다. 보수 지지층은 물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안철수는 불안해서 안 된다'는 인식이 폭 넓게 퍼져있다. 그러나 5선 의원이자 교수, 장관, 은행이사장 등을 역임한 이력의 김 전 대표는 이런 불안감을 상쇄할 수 있는 좋은 대체재다.

이른바 '기대수익'도 있다. 김종인 전 대표가 합류하면서 국민캠프는 '외연확장'의 활로를 열었다. 안 후보측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전 대표를 '마중물'로, 정운찬 전 총리 등 과거 '제3지대론'의 인사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정치적 빅뱅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김종인 전 대표의 합류가 고전중인 안 후보에게 무조건 득이 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의 역량 자체는 높게 사지만 과거 전두환 국보위 참여 경력을 비롯해 한나라당 비대위, 박근혜 캠프 참여 경력이 오히려 진보 지지층의 반감을 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전 대표와 안 후보 측도 이 같은 분석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측근인 최명길·이언주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했지만 김 전 대표는 입당은 하지 않되, 외곽에서 안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또한 이날 한 언론에 최근의 '박지원·김한길·김종인 상왕론'을 의식한 듯 "나는 자리를 전제로 일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긍정적인 반응은 내놓았지만,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은 김종인 전 대표는 오는 30일께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의당으로 입당한 김 전 대표의 측근 최명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의 준비 필요하고 그 얼개가 마련돼야 김 전 대표가 그에 대한 입장을 말할 수 있다"며 "오는 일요일 정도면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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