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완주 논란' 딛고 유세 피날레…"뒤집을 자신있다"
'깨끗한 보수' 강조하며 차별화…가장 힘들었던 순간 '탈당 사태' 꼽아
유승민, 총 8190km 움직인 대장정 끝에 "감동의 드라마 보여달라" 호소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역전의 드라마'와 '기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막판 표심 굳히기를 시도했다. 최근 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무성 선거대책위 공동선대위원장과 탈당을 번복했던 황영철 의원도 이날은 지원 유세에 나서 마지막 선거 운동에 힘을 보탰다.
유 후보는 이날 첫 일정 장소로 대전 대학가를 찾은 데 이어,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그는 바른정당을 상징하는 하늘색 셔츠에 파란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사전 투표를 많이 하셨던데 사전 투표가 '4번 투표'라는 말 들어보셨냐"며 "이대로 가면 기적이 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들과 허심탄회한 '즉문즉답' 시간도 가졌다. 한 학생이 '자서전을 보니 고위권력에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 용기가 어디서 나오느냐'고 묻자 유 후보는 "저도 사실 많이 쫄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이 상식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망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15학번이라고 밝힌 유모 씨가 '토론을 잘 하는 비법이 뭐냐'고 묻자 "저도 토론회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다른 후보들도 다 수첩에 커닝 페이퍼 만들고 그런다"며 "(토론 발언에 대한)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저는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도 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일관성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합리적이고 깨끗한 보수'라는 자신의 지향점을 내세우며 다른 정치 세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진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말할 때 보면 굉장히 무책임하다. 나라 곳간이 한도 끝도 없이 있는 것같이 말하면서 급진적이고 너무 이상주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지금 한국당이 이야기하는 저런 식의 보수는 시간 문제일 뿐 분명히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동선대위장들도 이날 유 후보 지원 사격에 바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서울 노량진 유세 현장에 나타나 유 후보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고, 네 손가락을 펴 보이며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또 유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유세 차량에서 내려와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고 악수를 나눴다. 그는 '제 친구가 김 위원장의 팬이다'라는 한 학생의 말에 영상통화로 직접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주호영 공동선대위장 또한 이 자리에서 "안보 튼튼히 하고 경제를 살리고, 정의로운 조건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는 누구냐. 우리 유 후보 아니냐"며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이어진 광화문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뭐냐'는 질문에 "같이 가겠다고 했던 의원들이 탈당했을 때가 고비였던 것 같다"며 최근의 탈당 사태를 언급했다. 한때 '탈당파'에 속했다가 입장을 바꾼 황 의원은 명동 눈스퀘어 앞 유세에 참석해 "정말 부끄럽고 흔들려서 죄송하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황 의원은 이어 "국민 여러분이 제게 주신 꾸짖음을 가슴에 담고 유 후보와 함께 바른 보수, 건강한 보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소리 높여 약속했다.
유 후보는 하늘색 풍선을 들고 명동 거리를 채운 1만 명의 유권자들 앞에서 "(사전 투표 인원을 제외하고) 아직 유권자의 4분의 3이 남아있다"며 "우리 국민이 어떤 감동의 드라마를 쓸 수 있는지 증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기간 내내 '대선 완주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총 8190km를 달려온 유 후보의 목소리엔 절박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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