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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위례신도시 상권…'베드타운' 장기화 우려


입력 2017.05.11 09:00 수정 2017.05.11 09:33        박민 기자

높은 가격과 개발 지연…전형적인 신도시 초기 정체기

“신도시·택지지구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상가정보연구소

위례신도시 상권 형성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장기간 베드타운으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1일 상가정보연구소가 상가 분양업체 및 현장 구두조사를 통해 파악한 결과 위례신도시 내 공급 상가의 과반이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일반상가의 약 50%, 근린상가의 약 7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상층부 업무시설의 경우 분양 실적이 더 저조한 상황이다.

문제는 주인을 찾은 상가라도 높은 임대료 탓에 임차인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중심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의 임대료는 전용면적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이다.

신도시 초기 빈약한 소비력을 고려할 때 이처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업종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게 상가정보연구소측의 설명이다.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그나마 입점을 마친 1층 상가 대다수는 분양권 거래 중개를 위해 들어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간간이 보이는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상점 외에는 주민 편의·쇼핑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1.9%로 다른 2기 신도시인 판교(3%)나 동탄(4%)에 비해 확연히 낮다. 반면 인구밀도는 15.6%로 판교(9.5%), 동탄(6.9%)보다 높아 상가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이런 이점도 높은 가격과 신도시 개발의 불확실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위례신도시 내 상가의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트랜짓몰 핵심 입지 상가에는 1억원 안팎의 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다. 신도시 초기의 불안정한 수익성을 극복하기에는 다소 비싸다는 시각이 많다.

상가 매도-매수자간 간극이 커 거래가 답보 상태지만 가격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입지가 뛰어난 상가는 선점이 끝난 데다, 상가 소유주들 대다수가 대출 압박을 신경 쓰지 않는 자산가들이라 손해 보고 팔지는 않을 것이란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발호재 지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은 당초 2017년에서 2년 연기된 2019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이 예정(2024년)대로 개통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상가정보연구소 이상혁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상권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초기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투자할 때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신도시를 통틀어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조성되는 신도시로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총 계획 가구수는 4만2392가구이며, 현재 2만가구 이상이 입주를 마쳤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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