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기적? 이라크전 어떤 보약 얻을까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극적인 본선행
이라크 역시 한국 상대로 일본전 대비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를 상대로 최종예선 모의고사를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 2시(한국 시각), 아랍에미레이츠연합(UAE)에 위치한 에미레이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번 이라크전은 6일 뒤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카타르와의 A조 9차전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한국은 이라크와의 성인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7승 10무 2패로 앞서있다. 20번의 맞대결 절반 이상이 무승부였지만, 패전 역시 두 차례 밖에 되지 않아 크게 우세한 전적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이라크는 한국 대표팀과 간적접인 우호 관계이기도 하다. 그 유명한 ‘도하의 기적’ 궤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는 2장의 본선행 티켓이 주어졌는데 6개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한 곳에 모여(카타르 도하) 1~2위팀을 가리는 방식이었다.
최종전을 앞두고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이상 승점 5), 한국은 이라크, 이란(이상 승점 4)과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승점 2)을 제외한 모든 팀에 본선 진출의 길이 열려있었다.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물리쳤고, 조 2위였던 사우디도 이란을 4-3으로 물리쳐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알 알리 스타디움에서 진행 중인 일본과 이라크에 쏠렸다.
종료 17초 전, 2-1로 앞서있던 일본은 오만 자파르에게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했다. 승점 1추가에 그친 일본은 한국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며 탈락하고 말았다. 한국에는 ‘도하의 기적’, 일본에서는 ‘도하의 비극’으로 기억되는 역사적인 경기였다.
당시 자파르에 대한 국내 반응은 그야말로 ‘영웅’급이었고, 이듬해 1월 방한해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이라크전에서 승패는 크게 의미가 없다. 물론 패할 경우 곧바로 치러질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국은 카타르를, 이라크는 운명의 장난처럼 일본을 만난다.
일단 슈틸리케호는 해외파까지 가세하는 이번 이라크전에서 여러 실험에 나설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공격 전술의 다양화를 이뤄야 다가올 카타르전은 물론 자신에 대한 물음표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은 이라크를 상대로 23년 전 그랬듯 보약을 얻을 수 있을까.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