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고민, 유럽파 재신임 옳은 선택일까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 보여주지 못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었던 유럽파의 부진으로 카타르전에 대한 고민이 증가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이라크-카타르전에 나설 24명 명단을 발표했을 때 다수의 유럽파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실전 감각이 부족한 이름들이 버젓히 명단에 포함돼 있었고, 팬들과 언론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청용과 박주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바 있다.
원칙을 스스로 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8일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유럽파들을 대거 중용했다. 지동원을 비롯해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박주호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
카타르전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쌓게 하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이었지만 이청용과 박주호는 예상대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출전한 지동원과 손흥민, 황희찬도 부진했다. 지동원은 상대 진영에서 공간을 만들지 못한 채 고립됐으며, 손흥민 역시 한 차례 돌파에 이은 슈팅을 제외하면 토트넘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활약을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그나마 주장 기성용만 유일하게 자기 몫을 했다. 스리백의 중심에서 미드필드까지 넘나들며 원활한 빌드업을 선보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유럽파들의 경기력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파에 비해 비유럽파가 다소 나았다. 물론 크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최악이었던 전반전에 비해 후반 투입된 이명주, 이근호, 황일수, 이재성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주도하는 등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창출했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나 풍부한 경험에 있어서 유럽파가 현 A대표팀의 근간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기소집에도 불구하고 유럽파들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유럽파에게 의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술 실험이었다고 하지만 이라크와의 평가전은 분명히 졸전이었다. 중동의 텃세와 무더운 기후에서 싸워야 할 카타르 원정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에 있어 큰 고비처다.
유럽파에 대한 재신임이냐, 아니면 컨디션이 좋은 비유럽파에게 기회를 주느냐.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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