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수출되는 우리 담배…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지구촌 입맛 공략
KT&G, 수출 시작 30년 만에 글로벌 5위 업체로 우뚝
내수 보다 수출 더 많아…러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로 판로 확대
우리나라 담배가 전 세계 50여개 나라에 수출되며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로 수출한 국산 담배는 487억 개비로 1999년(26억 개비)과 비교하면 18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적극적인 신흥시장 유통망 확대 노력과 더불어 국가별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보면서 최근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KT&G는 30년 전인 1988년 중동 지역에 처음으로 ‘솔(PINE)’ 담배를 수출했다. 당시 국내 담배 시장은 외국에 개방되며 글로벌 담배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할 때였다. 1987년 전매청에서 한국전매공사로 전환된 KT&G는 내수시장에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후 적극적인 시장 탐색과 신시장 개척 노력으로 1999년 26억 개비에 불과했던 담배 수출량은 2005년 285억 개비에 이어 지난해 487억 개비로 급증했다. 빠른 성장에 힘입어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5위 담배업체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수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KT&G의 해외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3% 증가한 133억 개비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달성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15년, 2016년에 이어 3년 연속 최고 판매량을 경신하게 된다.
파인(PINE), 에쎄(ESSE), 타임(TIME) 등 국산 담배의 수출 증가세는 중동과 러시아 등 기존 주력시장 외에 미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유통망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국가별로 다른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들이 해외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됐다.
세계 4위 담배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에쎄체인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크레텍(Kretek)’이란 담배가 전체 판매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KT&G는 크레텍이 주를 이루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2014년 크레텍을 섞은 에쎄체인지를 출시해 출시 2년 만에 연간 3억 개비 넘게 판매하고 있다. 에쎄체인지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전체 KT&G 담배 판매량의 20%를 차지한다.
몽골에서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로, 총 5억5000만 개비를 판매했다.
타르 함량이 높은 제품이 대부분인 몽골 담배 시장에서 초기 ‘에쎄(ESSE)’를 앞세워 저타르 슬림 담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이 주효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몽골 현지인들은 기존 제품보다 자극이 덜한 저타르 고급 담배인 에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쎄는 몽골 현지 업체가 생산하는 담배보다 2배 가까이 비싸지만 몽골에서 판매되는 수입담배 브랜드 중 24%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시작한 대만 수출은 비약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6억1000만 개비로 전년(4억6000만 개비) 보다 판매량이 32.6% 증가했다.
6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었으며, 2008년 대만시장에서 0.3% 가량이던 한국산 담배의 점유율은 현재 약 2%까지 올랐다.
특히 2010년 ‘보헴(BOHEM)’ 브랜드가 출시된 후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 지난해 보헴 브랜드 판매량은 4억 개비로 출시 첫해(2000만 개비) 보다 20배가량 증가했다. 주요 소비층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들이다. 이에 KT&G는 대만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는 등 현지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받는 ‘에쎄’ 뿐만 아니라 ‘보헴’, ‘레종’ 등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해 해외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더불어 미국, 동남아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해외담배 매출 1조원 달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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