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 결산] ①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던 드라마
'도깨비' 종영 후 히트작 부재
사전제작-막장 실패…신선함 성공
'도깨비' 종영 후 히트작 부재
사전제작-막장 실패…신선함 성공
‘도깨비’의 빈자리는 컸고, 그 아쉬움을 달랠 만한 드라마의 부재가 아쉬웠다.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이하 '도깨비')의 돌풍 후 안방극장에 휘몰아칠 드라마 신작들에 대해 기대가 높았지만 ‘대작’은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SBS ‘피고인’ 등이 시청률에서 선전했지만 화제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tvN은 ‘도깨비’ 이후 홀연히 사라진 듯 인기도 사그라들었고, 그에 따른 JTBC와 OCN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드라마 인기 채널로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 드라마들의 특징은 무엇보다 톱스타들의 부진과 사전제작드라마의 잇단 실패였다. 이영애 고소영의 컴백으로 화제를 모은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KBS2 ‘완벽한 아내’는 화제성에서 이목을 끌며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시청률 참패를 기록했다. 그 높은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더했다.
특히 ‘사임당’의 경우 ‘대장금’ 이영애가 13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송승헌 등이 출연하며 2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다. 그러나 그 화제성을 반영하듯 첫 회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후 이영애의 연기 논란까지 더해지며 굴욕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사전제작의 경우, ‘사임당’을 비롯해 KBS2 '화랑: 더 비기닝' 역시 박서준과 박형식 등 핫 스타들의 대거 출연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이끌어내기 역부족이었고, JTBC ‘맨투맨’도 박해진의 복귀작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말을 이끌어냈다.
그에 반해 OCN ‘터널’이나 KBS2 ‘김과장’ 등은 소문난 잔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 다양한 이야기로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다. 특히 ‘터널’은 아류작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해 내며 배우들의 재발견과 또 한 편의 장르물 탄생을 알렸다. ‘김과장’ 역시 역대급 사이다 전개로 스토리 호평과 재미를 두루 섭렵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쌈 마이웨이' 만 보더라도 화려한 출연진을 앞세운 인기가 아닌 현실적 공감대로 시청률 1위를 이끄는 등 나름대로의 선전을 하고 있다. MBC ‘군주: 가면의 주인’ 역시 주인공 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을 얻고 있으며 JTBC ‘힘쎈여자 도봉순’ 역시 참신한 소재와 만화같은 연출력으로 신선함을 더해주며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인기를 제외하고 주말극들은 여전히 막장 전개로 시청률 끌어모으기에 급급한 모양새로, 그에 반해 시청률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MBC는 주말극에서 여전히 ‘막장극’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 '불야성'을 시작으로 '불어라 미풍아'와 방송 중인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까지 연이은 막장 시청률로 성적에만 급급한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상파를 위협했던 tvN의 부진 역시 상반기 주목할 만한 사안이었다. ‘믿고 보는 드라마 채널'에서 ’마니아만 보는 채널‘로 이미지가 구축되는 분위기다. 쟁쟁한 스타들과 제작진에도 소용없는 시청률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르물로만 승부수를 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접근,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작품들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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