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위 곧 출범, 친박계 벽 넘어 신보수 이끌까?
홍준표 대표체제 출범...혁신위원회 미완성
친박계, 공개 비판 삼가중 내부는 심기 불편
지난 6일 자유한국당 주요 당직 인선이 발표되면서 홍준표 대표체제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홍 대표가 지난 3일 당 대표 선출 직후 밝혔던 혁신위원회 구성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홍 대표가 구상하는 인선은 아직 5할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해 아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혁신위에 대한 비중을 크게 갖고 있음을 암시했다.
홍 대표는 지난 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연말까지 인적·조직·정책 혁신으로 이 당을 새롭게 하겠다”며 “다음주 초 혁신위원장을 외부에서 모셔오고, 혁신위원장과 협의를 해서 모든 혁신위원들을 당외인사로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혁신위원장을 외부인사로 하는 만큼 전권을 위임해 내부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한국당 혁신위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단일성 집단 지도 체제로 당의 전권은 홍 대표에게 있다. 이런 홍 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줄 것을 이미 공언한 바 있다. 홍 대표가 거는 기대가 그 만큼 크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서는 전권을 쥔 혁신위가 당내 눈치를 보지 않고 당의 혁신 작업이 무난히 이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내 최대계파이자 구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마냥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혁신위가 맡게 될 역할 중 하나가 인적혁신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친박계 청산이라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실제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홍 대표가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에 대해 공개적인 발언은 삼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주요 당직 인선을 결정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로 구분되는 김태흠 최고위원은 “요즘 밖에서 홍 대표의 문고리 3인방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나”라며 “(지명직)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등의 자리에 자기 사람만 심는 인사가 어디 있냐”고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우택 원내대표도 “사전에 협의도 없이 안건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홍 대표의 주요 당직 인사에 대한 불만이 높은 가운데, 사실상 친박계 청산의 목적을 띠고 있는 혁신위원장의 인선에 대해서는 잡음과 갈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혁신위원 전원을 외부인사로 구성하기로 하면서 당내 일부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외부인사로만 구성될 경우 당 내부와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총선패배 이후 당의 혁신과 계파청산을 내걸면서 자신만만하게 출발했지만 고질적인 계파갈등을 넘어서지 못하고 ‘빈손’으로 물러난 김희옥 혁신비대위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혁신위를 이끌며 당내 혁신을 이뤄낼 혁신위원장에 당 외부인사 중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예상 밖의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홍 대표가 극비리에 직접 인사 영입에 나서고 있어 측근 그룹도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가 심혈을 기우려 영입하는 혁신위원장이 누가 될지, 그 위원장이 친박계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 인적혁신이라는 과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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