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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옥중' 첫 사장단 인사....전면 세대교체로 '젊은 삼성'


입력 2017.10.31 15:33 수정 2017.10.31 17:05        이홍석 기자

미전실 해체 이은 파격인사...조직에 '변화·활력' 초점

3인 CEO 체제 유지...안정 위한 점진적 변화 무게

삼성전자가 전 사업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며 2년 만의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오너가 부재 중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조직도.ⓒ데일리안
미전실 해체 이은 파격인사...조직에 '변화·활력' 초점
3인 CEO 체제 유지...안정 위한 점진적 변화 무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옥중'에서 파격적인 첫 사장단 교체를 단행했다. 올해 2월 미래전략실 해체와 맞먹는 파격인사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각 사업부문장을 모두 교체했다. 2년만에 이뤄진 사장단 인사인만큼,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너가 부재 중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업부문 수장을 모두 교체하면서도 기존 3인의 최고경영자(CEO) 체제는 유지해 조직 안정을 위한 점진적 변화에 대한 고민도 묻어났다.

삼성전자는 3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59)을, 소비자가전(CE)부문장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56)을, IT모바일(IM)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56)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권오현 DS부문장(65·부회장)·윤부근 CE부문장(64)·신종균 IM부문장(61·이상 사장) 등 60대 트로이카를 '50대 트로이카'로 바꾼 것으로, 그만큼 세대교체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이 지난 13일 용퇴를 선언하면서 ‘쇄신’과 ‘후배경영진’ 등을 언급하며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권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세대교체바람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60년대생 CEO전면에...조직에 활력과 긴장감 '업'
세 부문 모두 전임자와 후임자간 나이 차가 5~8살이 나는 만큼 세대교체틀 통해 보다 젊은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순실게이트로 지난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하지 못한데다 오너의 장기 부재로 자칫 조직에 발생할 수 있는 무기력을 없애고 조직의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존 3개 부문 CEO 체제를 유지한 것은 현재 오너 부재라는 비상 상황임을 감안해 안정적인 변화를 꾀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사업부문장 직책은 이사회나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없어 이들은 인사발령 날짜인 11월 1일부터 보직을 맡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사회 이사직은 주총을 거쳐야 해 신임 부문장들이 내년 3월 주총을 통해 선임되면 권 부회장, 윤 사장, 신 사장 등 기존 이사회 멤버들이 물러나는 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후속 인사 마무리...다음주 조직개편
부문장 교체에 이은 후속 인사에서도 이러한 세대교체 흐름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기남 사장이 맡았던 반도체 총괄 사장에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55)과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57·이상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이 맡아 온 무선사업부장에는 이인종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52)과 이영희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 겸 글로마케팅센터장(53·이상 부사장) 등이, 김현석 사장이 담당했던 VD사업부장에는 김문수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장(54)과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전략팀장(50·이상 부사장) 등이 각각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후속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주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인해 과거처럼 일괄적인 사장단 인사는 없겠지만 이번주 삼성전자 연쇄 인사를 기폭제로 전 계열사로 ´인사 후폭풍´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 이후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기·전자 계열사가 먼저 인사를 내고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삼성물산을 위시한 중공업·기타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데일리안
이사회 강화 '9인->11인' 체제 확대...이상훈 의장 행보 주목
한편 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 외에 주목해야 할 점은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62)의 이사회 의장 추천이다. 이 사장은 다른 사업부문장과 함께 용퇴를 선언했지만 사외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에 추천됐다.

그는 지난 2012년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회사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사내이사로 등재되기 전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 경력도 있어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이사회를 통해 내부 일을 챙기고 살펴보는데 있어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로 각 사마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 강화가 강조되고 있고 회사도 어떤 방식으로든 이사회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이 사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이상훈 사장은 회사 경영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들을 맡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 사내 이사가 기존 4명(이재용 부회장 포함)에서 5명으로 늘어나게 돼 현재 5명인 사외이사도 6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를 사내이사보다 많이 두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9인체제였던 이사회는 내년부터 11인 체제로 전환된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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