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온라인’ 신 유통 트렌드 맞물려 성장 지속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집중한 이마트의 도전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의무휴업 확대와 신규 출점 제한 등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와 PB브랜드인 노브랜드를 통해 선방하고 있다. 여기에 배송인프라 확대를 통해 규모를 키워가는 이마트몰까지 3개의 주요 사업이 이마트를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마트의 올 3분기 누적 총매출액은 10조81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늘고,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할인점의 영업이익이 13.7%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올해 중국 시장 철수와 비효율 자산 매각 등에 따른 예고된 부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올해는 국내 할인점 점포 수가 유일하게 감소한 해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매년 10곳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던 대형마트는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점 등 신규 유통채널의 증가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이마트는 올해 사드 보복에 따른 직격탄으로 중국 진출 20년 만에 전면 철수를 결정하고 현지 5개 매장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1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 하락세를 키웠다. 이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절반으로 줄게 된다.
국내에서는 하남점 잔여 용지와 평택 소사벌 용지, 시흥 은계지구 용지와 이마트 부평점을 처분했다. 최근에는 코스트코코리아 지분과 임대 부동산도 매각하며 내실 강화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 유입된 자금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트레이더스와 이마트24, 이마트몰 등에 재투자되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차근차근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2010년 한 곳이었던 매장은 올 3분기 말 기준 12곳으로 늘었다.
기존 코스트코나 롯데 빅마켓에 비해 연회비가 없고, 최근 신세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스타필드 내 입점하는 방식을 적용해 집객 효과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또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방식 덕분에 제품 진열과 창고 정리 등에 필요한 인력이 기존 이마트 매장에 비해 적은 점도 수익성을 높이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트레이더스 총매출액은 지난해 동 기간 대비 29.3% 증가한 1조1185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61.3% 급증했다.
트레이더스와 이마트에서 가성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노브랜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공식품 중심에서 생활용품을 넘어 지난 9월에는 가전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노브랜드는 2015년 270억원의 매출로 시작해 지난해 1900억원을 넘어 올해는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마트몰이 몸집을 불리며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손실 폭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3분기 누적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7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손실폭이 205억원 줄었다.
배송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면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배송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말 5.1만여건에서 3분기 5.9만여건으로 확대됐다. 신선식품이 온라인 시장에서 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이마트몰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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