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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떠나는 생보업계…新회계기준 한파 본격화


입력 2017.12.02 07:00 수정 2017.12.02 05:48        부광우 기자

국내 생보사 임직원 수 1년 새 1464명 줄어

설계사도 1911명 감소…점포 281개 문 닫아

IFRS17 부담 속 인력·조직 감축 이어질 전망

국내 25개 생보사의 올해 9월 말 기준 임직원 수는 2만5691명으로 전년 동기(2만7155명) 대비 5.4%(1464명) 감소했다.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보험설계사 수 역시 같은 기간 12만6859명에서 12만4948명으로 1.5%(1911명) 줄었다. 생보사들의 점포수도 3827개에서 3546개로 7.3%(281개) 감소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한파에 떨고 있다. 1년 새 1500명에 육박하는 직원들과 2000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이 자리를 떴고 현장 점포는 300개 가까이 문을 닫았다.

최근까지 성장을 주도해 온 저축성 상품이 IFRS17에서는 독이 되는 탓에 앞으로 생보사들은 더욱 몸을 움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의 임직원 수는 2만5691명으로 전년 동기(2만7155명) 대비 5.4%(1464명) 감소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이 기간 전체의 절반이 훌쩍 넘는 16개사가 임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수를 유지하거나 늘린 곳은 9곳에 그쳤다.

임직원 규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현대라이프생명으로 556명에서 395명으로 29.0%(161명)나 줄었다. 이어 KDB생명이 940명에서 714명으로, 흥국생명이 835명에서 636명으로 각각 24.0%와 23.8%씩 임직원이 줄며 2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장 영업조직도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조사 대상 생보사들의 보험설계사 수 역시 같은 기간 12만6859명에서 12만4948명으로 1.5%(1911명) 줄었다.

흥국생명이 3689명에서 2104명으로, 현대라이프가 2563명에서 1469명으로 각각 43.0%(1585명)와 42.7%(1094명)씩 설계사를 줄이며 40% 넘게 급감한 모습이었다. KDB생명의 설계사도 4273명에서 2942명으로 31.1%(1331명)나 줄었다.

생보사가 운영하는 점포들도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지난 9월 말 생보사들의 점포수는 3546개로 전년 동기(3827개) 대비 7.3%(281개)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라이프 점포의 경우 77개에서 23개로 70.1%(54개) 줄며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또 흥국생명이 140개에서 77개로, KDB생명이 186개에서 105개로 각각 45.0%(63개)와 43.5%(81개)씩 점포수가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의 가장 큰 배경은 2021년 적용되는 IFRS17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기존 원가 기준인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과거 생보사들이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앞세워 대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은 IFRS17 아래서 보험사 재무 부담을 키울 주범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떨어지는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더욱 찬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임직원과 설계사, 점포 등에서 공통적으로 인력과 조직을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난 KDB생명과 흥국생명, 현대라이프가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급여력(RBC)비율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DB생명은 128.0%, 흥국생명은 162.2%, 현대라이프는 163.6%를 기록했는데 이는 나란히 생보업계 최하위 1~3등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에 대비해 보험사들은 하루 빨리 자본은 늘리고 비용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중소형 생보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력 감축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IFRS17 시행까지 3년여나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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