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다섯대가 지난 18일 제주도 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가운데 정부와 야당은 중국의 의도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정부는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중국 측의 입장을 내세운 반면, 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방중 일정이 마무리 된 다음날 중국이 위력과시를 벌이면서 ‘굴욕외교’의 실태를 드러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계 “직접적 위력과시 아닌 듯…경계 늦추지 말아야”
학계는 이번 중국 군용기 KADIZ 진입에 외교적인 메시지는 있지만 문 대통령 방중에 맞춘 위력과시 및 사드배치에 대한 무력시위로 연관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미국은 그동안 많은 훈련을 했고 중국은 그에 상응하는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도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움직임에 맞수를 두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홍규덕 교수는 이어 “결과적으로 사드 배치 등 우리나라를 겨냥한 특별한 경고성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슷한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중정상회담 중 사드배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목하며 중국이 한중관계 회복은 인정하지만 안보 문제는 봐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교수는 “한국과 경제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안보이익은 양보하지 않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못한 부분에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우리 방중 성과 무산…굴욕외교의 화룡점정”
바른정당은 지난 19일 권성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첫 번째 정상회담에서 ‘사드’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불과 이틀 후 사드기지 공격 가능 구역까지 군용기를 보냈다”며 “이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인 것으로 우리의 방중 성과를 무산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저자세 실리외교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우리의 대중 굴욕외교에 화룡점정 꼴이 아닐 수 없다”며 “이마저 저자세 실리외교 운운하며 좌시했다간 동북아에 있어 ‘코리아 패싱’이 아닌 고려가치 마저 없는 ‘코리아 낫싱’ 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역시 신보라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통령 방중외교와 관련해 ‘큰 산을 넘었다’ 운운하는 청와대는 정신 차릴 때가 됐다”며 “홀대 외교, 굴욕 외교, 혼밥 외교가 결국 군용기 무단 진입으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중국 측 입장을 인용해 이번 중국 군용기 KADIZ 진입은 한국에 대한 공격적인 의도가 없었으며, 국제법상 다른 나라에 방공식별구역 준수를 강요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노재천 합동참모부 공보실장은 지난 19일 진행된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한국 사드기지에 대한 무력시위를 했다는 관측에 대해 “중국은 이번 군용기 출격에 대해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역시 같은 날 관련 질문을 받자 “국방부에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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