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국민헙법자문특별위원회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발의 시점이 오는 21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발의권 행사 마지노선을 제시해 국회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긴 했지만 야권이 ‘정략적 개헌’이라는 공세를 펴는 것을 고려해, 국민들에게 개헌 취지를 설명하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는 그간 국민투표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근거로 ‘대통령의 시간’이 임박했다면서도 “개헌안 발의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개헌안의 내용과 오는 6.13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를 하려는 목적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도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로부터 자문안을 보고 받은 뒤 “개헌이 저에게 정치적 이득이 있을 거란 오해가 있다. 그 점에 대해 분명히 해야한다”며 부칙을 추가할 것을 지시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적 오해를 해결함으로써 개헌에 대한 여론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자꾸 개헌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국회가 국무총리를 선출하거나 추천하는 것은 결국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와 다를 바가 없는데, 이것을 ‘혼합형 대통령제’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이달 27일 이후로 미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귀국한 이후에야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당초 계획대로 21일 발의 직후 해외 순방을 떠나면, 야권의 비판이 거세질 것도 불보듯 뻔하다.
일단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1일에는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최선이라는 계획 하에 개헌안 조문작업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국회의 상황과 문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발의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개헌안을 한 번에 전부 발표하지 않고, 헌법 전문(前文)과 권력구조 개편 등 주요한 의제별로 나누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안별 논의를 진행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통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은 국회가 합의해서 개헌안을 내면 그것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국회가 그럼에도 합의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일단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한 뒤 국회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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