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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 보수' 잡으려다…홍준표의 '딜레마'


입력 2018.05.05 08:20 수정 2018.05.05 08:20        황정민 기자

北비핵화 변수에 洪 전략 명분상실

수도권 후보 반발…洪 "비판 용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6·13 지방선거에 ‘집토끼’ 전략을 취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했다. 50·60세대 위주의 반공(공산주의 반대) 보수 유권자를 집중 겨냥한 홍 대표의 구애가 북한의 ‘화친’(和親) 변수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에 수도권 지역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3일 “선거는 나를 찍을 사람을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확실한 내편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일명 집토끼 전략이다. 한국당의 이번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도 이같은 계산을 담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지점인 대북정책으로 기존 지지자를 흡수해 적어도 ‘현상유지’는 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간 한국당은 문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을 비판하며 대북 압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말해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변수는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이다.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이례적인 적극성에 미국 트럼프 정부도 호응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미북정상회담이 6월 지방선거 전에 열릴 예정이어서 대화 무드가 탄력을 받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한반도 훈풍에 홍 대표의 ‘반공’은 동력과 명분을 상실해버린 모습이다.

수도권 후보들은 즉각 반응했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측은 한국당 슬로건을 쓰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고,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한국당 슬로건은 그 함의를 떠나 국민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인천시장직을 다시 노리는 유정복 시장도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고 했다.

홍 대표는 후보자들의 이같은 반발에 “예의를 갖춰 비판하는 것은 용인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미북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관련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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