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안철수·유승민 '기이한 언동', 바른미래당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18.08.23 11:52 수정 2018.08.23 13:35        정도원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백서'에서 탈당·분당 '남탓' 일관

안철수, 7층서 기자 따돌리려 비상계단行 '도망' 논란

"9·2 전당대회 끝나면 새로운 리더십 요구 나올 수도"

유승민, '바른정당 백서'에서 탈당·분당 '남탓' 일관
안철수, 7층서 기자 따돌리려 비상계단行 '도망' 논란
"9·2 전당대회 끝나면 새로운 리더십 요구 나올 수도"


바른미래당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대표(사진 왼쪽)와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언동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 전 대표는 22일 백서에서 '남탓' 일관으로 논란이 됐고, 안 전 대표는 이른바 '도망자'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소중한 자산'으로 불리는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기이한 언동(言動)으로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9·2 전당대회까지는 당원의 지지가 높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를 향한 비판론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새로운 지도체제가 수립되면 이들의 당내 구심력이 점차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대표가 전날 간행된 구 바른정당의 백서 '개혁보수의 길'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보수 정치세력을 공박한 것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유 전 대표는 백서에서 지난해 대선 직전 보수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한 의원들을 "반기문 대통령 세우기에 실패한 사람들"이라며 "그냥 단일화 없이 갖다바치자(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또 지난해 11월에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의원들을 향해서도 "결국 이 당을 없애고 싶어서 그러는구나"라며 "한국당에 투항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비난했다.

이에 유 전 대표야말로 구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를 맡았으며, 대선 이후에도 당대표로 선출되는 등 당의 혜택을 가장 많이 입은 사람인데도 '남탓'으로만 일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대선후보로 나가서 4등을 했던 분이 자기 자신의 책임에 대한 통렬한 성찰은 없이 남탓으로만 일관하는 모습이 보기 좋겠느냐"며 "그런 논리라면 유승민 대표도 바른정당을 없애서 갖다바치고 국민의당에 투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와의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을 회고하는 대목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서에서 유 전 대표는 "홍준표와 나를 전국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내가 훨씬 높게 나왔다"며 "홍준표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지지자를 다 빼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지지만 가지고 단일화를 하자는 식으로 꼼수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역선택을 막기 위해 후보단일화를 할 때, 상대 정당 지지자를 배제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에게 왜 홍준표·유승민 후보단일화를 물어보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백서에서 유 전 대표 본인도 대선에서 득표율이 낮게 나온 것에 관해 "내가 만난 많은 시민들이 나를 두 번째로 좋아하더라"며 "'너 좋은데' 하면서 찍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하는 유권자에게 홍준표 전 대표보다는 높은 '2순위 선호'를 받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 홍 전 대표 측의 단일화 안을 '꼼수'라 비판한 게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서에서 유 전 대표가 '책임'에 관해 언급하는 대목이 있기는 하다. 그는 "바른정당이 만약 33석으로 똘똘 뭉쳐가지고 계속 열심히 했으면 지금까지 굉장히 성공해왔을 것"이라며 "그걸 못한 것은 내 책임도 많은데, 내가 100% 책임을 못 지는 것은 그걸 못하겠다고 다 떠나버린 것을 어떻게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가 백서에서 '남탓'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면, 안철수 전 대표는 같은날 '도망자'로 물의를 빚었다.

안 전 대표는 서울 마포 자신의 싱크탱크 '미래' 사무실에서 박주원 전 최고위원과 독대(獨對)하다가, 취재진에 포착되자 돌연 건물 7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뛰어내려가는 방식으로 기자를 뿌리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총선과 대선·서울시장 선거라는 3대 선거를 다 겪은 거물급 정치인의 모습이라기에는 너무나도 비(非)정치적인 행동이라 눈을 의심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도망간 것이 아니라 전당대회 개입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계속 언론 접촉을 피하는 와중에 기자가 물어봤기 때문에 피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침묵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비상계단 '도망'은 공인(公人)답지 않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기이한 언동으로 구설수를 자초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9·2 전당대회 이후 바른미래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다.

9·2 전당대회 때까지는 일단 안심(安心·안철수의 의중), 유심(劉心·유승민의 의중)과 척을 지면 안 되기 때문에 잠잠하겠지만, 전대 이후로는 두 사람의 리더십 한계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이 통합 출범할 때, 민주평화당 누가 '(안)철수 맛 좀 봐라'고 했다던데, 사실 '(유)승민 맛'도 만만치 않다"며 "손학규 고문은 두 대권주자를 위해 '꽃길'을 뿌릴 사람은 아니고 본인이 '새로운 리더십'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