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지지층이 권위·집단주의 한국당 이탈"
경제·교육·난민 등 사회적 쟁점 중시 주문
해외 성공적 집권 보수정당 벤치마킹 당부도
"중도 지지층이 권위·집단주의 한국당 이탈"
경제·교육·난민 등 사회적 쟁점 중시 주문
최근 3년간 치러진 세 번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사회발전연구소에 의뢰한 선거 평가서가 '한국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평가서에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사회발전연구소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가 한국당을 점령해 이념적으로 중도에 위치한 고전적 자유 중시 보수주의자들이 이탈한 것을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국당은 30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와 사회발전연구소에 의뢰했던 선거 평가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자료에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사회발전연구소는 유권자를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고 지난해 대선에서도 홍준표 후보를 찍은 '지지자',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고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반대자', 2012년 대선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찍었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홍 후보를 찍지 않은 '이탈자'로 분류했다.
그 결과 '이탈자' 유권자들 다수는 경제·사회적으로는 '지지자' 그룹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외교·안보 쟁점에서는 오히려 '지지자'보다 '반대자' 그룹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탈자'들은 한국당과 한국당의 대표적 정치인들에 대해 '지지자'처럼 호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반대자'처럼 반감을 느끼지도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모시던 주군의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들이 민주당보다 더 밉다'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정서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이 세 번의 연속된 선거 패배 과정에서 상실했던 지지층의 다수는 '태극기 부대' 등이 아니라, 외교·안보는 중도, 경제·사회는 보수 성향으로 고전적 자유주의에 가까운 집단이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평가서에서는 "이탈자들은 고전적 의미에서의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들로, 이들은 권위주의와 집단주의가 점령한 자유한국당을 떠났다"고 진단하며, 이들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경제·교육·이민·난민 등의 새로운 사회적 쟁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정책·공약을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해외 성공적 집권 보수정당 벤치마킹 당부도
美공화당처럼 개별 의원 분권적 리더십 활용
지난 세 차례의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당내 고질적 계파 갈등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집권 보수정당 자유민주당과 같이 당내 계파를 양성화(陽性化)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평가서는 "당내의 계파 갈등을 무조건 덮으려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제도화시켜 갈등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계파 대립은 국지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협의체를 구성할 때 계파의 존재를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집단지도체제'에 무게를 실었다.
덧붙여 한국당이 통일된 이념 정체성을 통해 고정된 지지 계층을 타겟으로 하기보다는, 미국의 집권 보수정당 공화당처럼 분권적 의원들이 개별 이슈를 통해 유권자 블록을 조직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은 '티파티'와 같은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의원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의 계보를 잇는 고전적 보수주의자, 로널드 레이건으로부터 시작된 신보수주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성향의 자국우선주의자까지 다양한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함께 활동하며 각자의 지지층을 조직·보유하고 있다.
평가서는 "(미국 공화당은) 중앙당의 리더십보다는 분권적 의원 중심의 리더십을 모델로 하고 있다"며 "이는 소수의 진성당원들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지지자들을 찾아가는 네트워크로서의 정당을 생각하는 관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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