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올림픽출전명 변경 국민투표 부결...'차이니스 타이베이' 그대로
탈중국화 피로감, 올림픽출전권 박탈 등 부담 반영된 듯
올림픽에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 이름으로 나가자는 대만의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대만’(Taiwan) 이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항목에 찬성한 이들은 476만여 명으로, 가결 요건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체 유권자의 25%인 493만명이 동의해야 했다. 대만중앙통신은 국명을 '대만'으로 변경하는 건에 대해 반대가 55%, 찬성이 4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올림픽 참가 명칭을 '대만'으로 바꾸면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걱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CO)는 대만 올림픽위원회에 참가명칭을 변경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세 차례 경고했다.
또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지속해온 선명한 '탈중국화' 정책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2016년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 총통이 취임하자 중국은 외교·군사·경제적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나섰고 양안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한편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 합법화도 좌절됐다. 민법상 혼인 주체를 남녀로만 제한하는 항목이 70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통과되면서다. 이로써 민법상 동성 결혼 금지는 유지됐다.
이 밖에도 매년 1% 이상 화력발전량 감소, 화력발전소 신설 및 확장 중지, 일본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농산물 수입 금지 유지, 초중고교서 동성 문제 등 성적 다양성 교육 폐지 등의 항목도 통과됐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