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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 SK 강승호 임의탈퇴가 미칠 파장


입력 2019.04.26 07:22 수정 2019.04.26 09: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KBO 징계 뛰어넘어 임의탈퇴 중징계 결정

이번 사건 계기로 음주운전 뿌리 뽑히길 기대

임의탈퇴 중징계가 내려진 강승호. ⓒ SK 와이번스 임의탈퇴 중징계가 내려진 강승호. ⓒ SK 와이번스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하고도 단호한 조처다.

SK 와이번스는 25일, 음주운전 사고 물의를 일으킨 내야수 강승호에 대해 임의탈퇴라는 초강수 징계를 내렸다.

앞서 강승호는 지난 22일 새벽 경기도 광명시 광명 IC 부근에서 도로 분리대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고, 이를 구단에 신고하지 않은 채 은폐하고 있었다. 마침 강승호는 1군으로 콜업된 상황이었고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이에 KBO는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같은 날 SK 구단은 이보다 더 무거운 임의탈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승호가 사실상 방출 수순을 밟게 된 까닭에는 이른바 ‘괘씸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승호는 지난해 LG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가능성이 상당했던 그에게 기회를 주어 잠재력을 폭발시키겠다는 SK 프런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를 주도한 이가 바로 당시 단장이었던 염경엽 현 감독이다.

새 보금자리에 속한 강승호는 빠르게 SK에 녹아들었다. 트레이드 후 여러 차례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낸 것은 물론 지난해 가을 야구에서는 홈런 2방으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강승호가 아예 팀의 주전 자리 하나를 꿰차길 희망했다. 그만큼 큰 기대를 실어줬기에 실망도 클 수밖에 없었다.

SK는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발표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승호의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SK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지난해 강승호의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SK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그동안 SK는 ‘클린 베이스볼’을 기치로 내걸었고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긴 구단이다. 음주운전 사고는 물론 폭행, 심판 매수 등 깨끗하지 못한 행위들이 난무하는 KBO리그의 흙탕물 속에서도 별다른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던 SK 구단이었기에 이번 사안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야구팬들은 주전급 선수로 분류된 선수를 과감하게 내친 SK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몇몇 구단들은 사고 또는 논란을 발생했을 때 제 자식 감싸듯 선수의 이름값에 따라 경중을 달리했고, KBO는 한 술 더 떠 솜방망이 징계로 팬들의 분통을 자아내기 일쑤였다.

SK의 결정에는 ‘읍참마속(울며 마속을 벤다)’의 심정이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프로선수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SK의 이번 결정으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서는 엄중히 다스린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를 계기로 반복되고 있는 음주운전 논란이 뿌리 뽑힐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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