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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요청 있으면"…트럼프, 가정법 쓰며 '한일갈등 관여' 시사


입력 2019.07.20 12:00 수정 2019.07.20 12:53        이충재 기자

백악관 행사서 "文대통령 나에게 한일갈등 개입 물어와"

"양국이 해결하길 바란다…날 필요로 하면 거기 있을것"

백악관 행사서 "文대통령 나에게 한일갈등 개입 물어와"
"양국이 해결하길 바란다…날 필요로 하면 거기 있을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를 둘러싼 '한일갈등'에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일 간 해결이 우선이지만, 양국이 원한다면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자료사진)ⓒ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갈등'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일 간 해결이 우선이지만, 양국이 원한다면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한일갈등에 '보이지 않은 손' 역할을 해왔던 미국의 중재자 역할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요청이 있으면'이라는 중재역할의 전제조건을 걸었다.

한일갈등에 미국의 '보이지 않은 손'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일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문재인 대통령이 나에게 개입(get involved)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가정법을 전제로 "(한일) 양국의 요청이 있으면 돕겠다", "양 측이 나를 원한다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문 대통령이 도움을 요청한 만큼 일본의 반응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설지 여부가 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 관여하는 것은 '풀타임 업무'와 같은 (힘든) 일"이라고 했다. 이는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윤' 없이는 중재자로 나서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나는 두 정상을 좋아한다. 문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베 총리는 내게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 등 행정부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한일관계 악화를 막기 위한 미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했고, 미국 측 인사들은 이런 입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靑 발빠르게 사실 확인…"6월 회담서 '관심 가져달라'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발빠르게 확인하며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의 한일 간 갈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일본 언론은 경제보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으며 문 대통령은 갈등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언급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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