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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화경제? 삶은 소대가리가 웃는다'…멀어지는 남북경협


입력 2019.08.16 11:00 수정 2019.08.16 11:08        이배운 기자

조평통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때 무슨 체면에 내뱉는 말인가"

한반도 정세 어떻게 틀어질지 모르는데…기업 투자 어려워

조평통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때 무슨 체면에 내뱉는 말인가"
한반도 정세 어떻게 틀어질지 모르는데…기업 투자 어려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 구상을 재차 강조한 것에 대해 북한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불안정성이 부각되면서 남북경협의 현실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은 16일 오전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명의 담화문에서 경축사를 겨냥해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다"며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시나리오를 실전에 옮기기 위한 합동군사연습이 맹렬하게 진행 되고 반격훈련까지 시작된 시점에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경축사에서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평화경제 구상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다음날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사실상 퇴짜를 놓은 바 있다.

개성으로 출경했던 개성공단 기업 차량들이 철수해 입경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개성으로 출경했던 개성공단 기업 차량들이 철수해 입경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전문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경협 기대감을 띄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남북경협은 북핵 협상 및 남북관계 등 정치적 상황과 연동되고, 한반도 긴장이 재발할 경우 사업도 큰 차질을 빚는 리스크가 있는 탓이다.

남북경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개성공단은 2004년에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가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결국 2016년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개성공단은 문을 닫았고 투자한 기업들은 손해를 피할 수 없었다.

또 남북러 3국은 지난 2015년 북한 나진항, 러시아 하산, 동해 항로를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시범운송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수출입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대북제재 안에 결의했고 프로젝트는 무기한 중단됐다.

이같은 전례에 비춰 불의의 사태로 남북관계가 냉각될 경우 경협은 전면 중단되거나 북한의 대남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욱 배제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한 남북경협이 아니라 그냥 남북경협 자체를 최종 목표로 둔 듯한 행보를 강행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어느 기업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돌변 가능성을 감수하고 남북경협에 투자하겠냐"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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