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맛'·'최고의 한방'…40대 남·20대 여 매칭
시청자 "제작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는 반응
'연애의 맛'·'최고의 한방'…40대 남·20대 여 매칭
시청자 "제작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는 반응
"혐오스럽다."
종합편성채널 MBN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한방'을 본 한 시청자의 평이다. 어땠길래 '혐오'스럽기까지 했을까. 이 프로그램은 최근 이상민과 탁재훈이 일반인 여성과 소개팅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문제는 나이 차이. 47세인 이상민은 16세 연하인 31세 여성과, 52세인 탁재훈은 무려 20세 연하인 32세 여성과 각각 만났다.
심한 나이 차이는 소개팅 당사자에게도 부담이었다. 이상민은 나이 차이를 언급하며 “미안하다"고 했고, 탁재훈은 세대 차이를 드러내며 어색해했다. 보는 시청자는 어땠을까. 어색함은 약과다. 거북했다.
'최고의 한방' 측은 '이상민, 여신 미모 아나운서와 소개팅', '탁재훈, 김민 닮은 꼴 보컬 트레이너와 소개팅' 등 여성의 외모를 강조하며 홍보하기 바빴다.
TV조선 '연애의 맛' 역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을 소개한다. 최근 화제가 된 이재황은 열네 살 연하인 30세 여성과 만났다.
앞서 나온 커플들도 비슷했다. 시즌 1에 나왔던 김종민(41)-황미나(27), 김정훈(40)-김진아(26)커플은 열네 살 차이였다.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로맨스다.
시즌2에서도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커플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장우혁(42)은 박수현(28)과, 천명훈(42)은 조희경(28)과 만났다. 열애 중인 오창석(38)과 이채은(25)은 열세 살 차이, 고주원(39)과 김보미(28)는 열한 살 차이다.
방송을 본 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결 같다. "이 정도면 삼촌-조카, 심지어 부모-자식 간의 나이 차이일 수 있다. 제작진이 입장을 바꿔 생각해봤으면 한다."
나이 차이가 사랑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주위에도 나이 차이가 나는 커플이 종종 보인다. '최고의 한방'과 '연애의 맛'이 비판받는 이유는 다른 지점에 있다. 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 있기 때문. 여성이 남성보다 열 살 이상 어려야 한다는 설정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젠더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계는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방송한 tvN '나의 아저씨'는 20대 아이유와 40대 이선균의 호흡으로 논란이 됐다.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로맨스가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젊은 여성에 대한 중년 남성들의 로맨스 판타지가 극에 묻어나온다는 지적도 일었다. 다행히 이 드라마는 이야기의 힘으로 논란을 극복했다.
'연애의 맛'과 '최고의 한방'은 어떤가. 두 프로그램이 선보이는 설정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고 작위적이다. 남성의 나이에는 관대하면서 여성은 항상 예쁘고 젊은 상태여야 한다는 '젊은 여성 숭배'를 더욱 고착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에게 묻는다. "여자가 남자보다 스무 살 많은 소개팅은 없느냐고, 왜 여자는 남자보다 열 살 이상 어려야 하느냐"고. 제작진이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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