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회서 눈물의 삭발…"조국 임명으로 민주주의 사망"

함께 싸우자는 의미…“독재로 가는 文 함께 막자”

“국민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없어”

“누가 누굴 개혁해…조국 임명 즉각 철회하라"

함께 싸우자는 의미…“독재로 가는 文 함께 막자”
“국민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없어”
“누가 누굴 개혁해…조국 임명 즉각 철회하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타살됐습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서 이 사태를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삭발식을 열었다.

이 의원은 삭발식 직전, 널따란 본청 계단 앞에 덩그러니 놓인 간이 의자 앞에 서서 성명서를 낭독했다. 의자 앞쪽으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하였다”는 걸개가 펼쳐졌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특권과 반칙, 편법과 꼼수, 탈법과 위법이 난무하는 비리 백화점의 당당함에 국민적 분노가 솟구쳤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보란듯이 그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생각한다. 이제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게 나라냐며 들었던 국민들의 촛불이 ‘그럼 이건 나라냐’며 문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장관과 그를 둘러싼 과거 운동권 세력을 향해서는 “그들이 이제는 괴물이 되어버렸음을 목격하고 있다”며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자본주의의 단물을 온갖 비정상적 방식으로 빨아먹는 추악한 위선자들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조국 장관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청와대 인사·민정라인을 교체하고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것이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없다. 정의를 짓밟고 독재의 길을 가는 문 정권을 여러분께서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한 이 의원은 눈을 지그시 감고 삭발에 임했다. 그는 “우리가 힘을 합해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삭발을 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의원은 삭발 내내 아랫니를 깨문 채 눈물을 삼켰다. 그러다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장엔 약 100여 명의 취재진이 있었지만, 삭발이 진행되는 약 5분의 시간동안 현장엔 적막만 가득했다.

삭발을 마친 뒤 잠시 울먹거리던 이 의원은 이내 다시 마이크를 잡고 “진정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오신 수많은 이름 없는 국민들의 뜻을 이렇게 짓밟고 묵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선 안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이날 제안한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이 함께 구성하는 ‘투쟁위원회’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