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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공유 "'82년생 김지영' 향한 비난, 안타까워"


입력 2019.10.23 09:09 수정 2019.10.27 10:23        부수정 기자

영화 '82년생 김지영'서 지영 남편 대현 역

"난 평범한 사람, 소소한 일상에 행복 느껴"

영화 '82년생 김지영'서 지영 남편 대현 역
"난 평범한 사람, 소소한 일상에 행복 느껴"


배우 공유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지영(정유미)의 남편 대현 역을 맡았다.ⓒ매니지먼트숲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공유(40)가 캐스팅됐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온라인에서는 공유의 비주얼 탓에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영화 속 공유는 평범한 30대 남편 대현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관객들이 대현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었던 건 공유라는 배우가 가진 힘 때문이리라.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10월 23일 개봉)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소설보다 더 나아간 이야기로, 김지영과 그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소설보다 희망적이고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한다.

공유는 주인공 김지영의 남편 대현 역을 맡았다.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공유는 "마음속에 그렸던 이야기 그대로 스크린에 잘 담겨서 만족한다"며 "시나리오를 통해 위로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했다. '나 어떻게 키웠냐'고 물어봤단다. 시나리오를 읽고 울었다는 얘기도 했다. 육아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야 알았다는 그는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한 사람으로서나 배우로서 관계 속에서 느꼈던 상처를 되짚는 계기가 됐어요. 저도 몰랐던 상처를 다시 생각하게 됐죠. '다들 그렇게 사는데 넌 왜 그러냐' 하잖아요. 이런 부분이 겹겹이 쌓이다 보면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관계 속에서 오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죠."

소설 속 대현과 영화 속 대현은 조금은 다르다. 영화 속 대현이 더 따뜻하다. 일부에서는 공유의 우월한 비주얼 탓에 대현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시나리오를 읽고 대현이 '좋은 남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제 기준에 따른 편견인 듯해요.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사람들에게 좋은 남편의 판타지를 주기 위해 이 역할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배우 공유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지영(정유미)의 남편 대현 역을 맡았다.ⓒ매니지먼트숲

원작 소설은 '젠더 이슈'를 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성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을 얻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페미니즘 논란'을 일으키며 남녀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왔다.

원작은 시나리오를 읽은 후 접했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특정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건 안타깝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에 출연한 그에겐 '용기 있다'는 찬사가 잇따랐다. "영화를 선택하고 용기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용기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서 용기를 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마냥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최소한의 희망은 품어도 되지 않을까요?"

쉽게 다가가기 힘들 것 같은 비주얼의 공유는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 행복해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저와 대중이 바라보는 저의 모습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저만의 이미지는 배우로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대현을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한 배우는 만약 대현이 무심한 남편이라면 그가 변하는 과정이 너무 영화적이었을 거라고 했다.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공유는 '커피프린스 1호점'(2007), '김종욱 찾기'(2010), '도가니'(2011), '용의자'(2013), '남과 여'(2016), '부산행'(2016), '밀정'(2016), '도깨비'(2017)' 등에 출연했다. 특히 '도깨비'를 통해선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배우 공유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지영(정유미)의 남편 대현 역을 맡았다.ⓒ매니지먼트숲

이번 작품에서는 타이틀롤이 아닌, 주연 정유미의 곁을 지키는 역할이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선뜻 택했다.

'도가니'에 이어 사회적인 화두를 짚는 작품에 또 출연했다. 그는 "보편적인 정서로 그 이야기를 쉽게 전하는 게 배우의 역할"이라며 "필모그래피가 특이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앞으로도 마음 가는 대로 작품을 선택하며 나이를 먹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영을 바라보는 대현이 눈물을 짓는 장면에 대해선 "유미 씨가 연기를 잘한 덕에 공감이 됐다"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다른 사람의 말투로 말하는 게 너무 아팠다"고 전했다.

79년생인 공유가 공감한 부분이 있을까. 실제 막내아들인 그는 "아버지는 생각보다 가부장적이지 않았다"며 "극 중 성철이를 보면서 공감하며 웃었다. 어른 세대의 권위적인 부분에 대해선 반감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맘충'이라고 한 사람들에게 지영은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공유는 "'맘충'이라는 단어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충격적이었. 장면이 참 통렬하게 다가왔다. 사람들이 서로서로 왜 상처를 주려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남자로 이 영화를 찍고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을까. 배우는 스스로 대현 정도의 사람 같다고 했다. 영화를 찍고 나서 느끼는 부분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대현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립적인 성향이라는 그는 "어렸을 때는 영화 속 성철이 같은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결혼해서 아내에게 밥 차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을 듯해요. 혼자서도 잘 하거든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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