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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물갈이' 우려에 맹탕 의원총회…책임론 접고 "질서 있는 쇄신"


입력 2019.11.05 02:00 수정 2019.11.05 06:00        이슬기 기자, 강현태 기자

초‧재선 의원 중심 ‘쇄신론’ 분출할 뻔했지만

한 차례 연기하며 분위기 전환…맹탕으로 끝나

의원들, ‘당 쇄신’은 물론 ‘총선 룰’에 대해서도 침묵

초‧재선 의원 중심 ‘쇄신론’ 분출할 뻔했지만
한 차례 연기하며 분위기 전환…맹탕으로 끝나
의원들, ‘당 쇄신’은 물론 ‘총선 룰’에 대해서도 침묵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가면서 당내에서 쏟아지던 ‘책임론’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당 지도부가 먼저 자세를 낮추면서 소속 의원들도 ‘지도부 책임론’ 대신 “질서 있는 쇄신”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대표는 4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가을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저도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이 지내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총선기획단 발족에 대해 언급하며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지금부터는 여러분과 소통을 많이 해 가면서 당을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당이 12년 만에 집권여당으로서 치루는 첫 총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조국 사태’를 둘러싼 당내 잡음을 줄이고 단일대오를 재정비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30일 의총 미뤄지며 책임론 제기 시기 놓쳐
이해찬, 기자간담회‧총선기획단 출범으로 분위기 바꿔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의총은 민주당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과 쇄신론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을 계기로 이 날로 한 차레 미뤄지면서, 당내 분위기 전환이 이뤄졌다. 이 대표가 그 사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총선기획단 출범에도 속도를 붙이면서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지도부의 책임론이나 강력한 당 쇄신 요구는 나오지 않았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 의원들은) 지지율이 좀 회복이 돼가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다 잘 해결된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며 “질서 있는 쇄신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질서 있는 쇄신이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되 외부적으로는 지도부에게 힘을 실어주고, 필요한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당 관련한 얘기를 하기엔 타이밍이 지났다”고 말했고, 또 다른 초선 의원 역시 “크게 예민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민생이나 정책 등 일반적인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패스트트랙 협상을 하는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與 의원들, 의원 평가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
‘하위 20%’ 불만에 대해서도 공개적 목소리 없어


민주당의 총선 ‘물갈이’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의원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자는 제외하는 것이 맞다”며 “‘평가를 시작할 테니 출마 여부를 알려달라’는 공지를 했고 거기에 의원들이 응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해당하는 의원은 경선 점수에서 20%의 감산을 받게 되는데, 이 명단에 불출마자를 제외한다는 것이다. 만약 10명이 불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 128명 중 118명만이 평가 대상이 되고, 이 중 하위 20%에 해당하는 23명의 의원이 불리한 조건을 받게 된다.

당내에서는 공천제도기획단의 이러한 발표를 두고 “시스템을 통한 사실상의 물갈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이 대표가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고 수차례 공언한 것과 다르다는 지적들이다.

그러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는 기획단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서도 별다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기획단의 발표에 긍정 평가를 내리는 의원들이 눈에 띄었다.

김태년 3선 의원은 의총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제도의 유효성이 있으려면 불출마자를 제외하고 남는 사람들을 평가해야 의미 있는 것 아니냐”며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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