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이어 위생 논란 재수사…신뢰 회복 필요성
주방공개 '보여주기식' 지적…불안과 불신 회복 미지수
햄버거병 이어 위생 논란 재수사…신뢰 회복 필요성
주방공개 '보여주기식' 지적…불안과 불신 회복 미지수
한국맥도날드가 전국 매장의 주방을 공개했다. 이른바 '햄버거 병' 논란에 이어 최근 시민단체의 위생 관련 고발로 또 다른 수사까지 받으면서 신뢰 회복에 대한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된 탓이다.
맥도날드가 위생 논란에 주방 공개라는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들 사이에 퍼진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9일 전국 310여개 레스토랑에서 16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원재료의 보관 및 관리 과정과 버거가 만들어지는 주방 내부의 위생 관리, 조리 과정 등을 모두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공개된 내용은 ▲식재료가 보관되는 냉장·냉동고 ▲30분마다 30초씩 손을 씻는 크루들의 손 씻기 방법과 절차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한 2종의 위생 장갑 사용 ▲국내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기름의 산가 측정 방식 ▲4시간 마다 조리도구 세척 등이다.
위생 논란에 억울하다는 입장인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매달 투명하게 주방을 공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주방공개 행사를 연지 불과 이틀 만에 또 다시 맥도날드의 위생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위생 점검에서 맥도날드가 최다 법 위반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결국 주방 공개 카드가 '보여주기식'이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햄버거 병 논란이 해소되고 주방 공개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6년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네 살 아이가 햄버거 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면서 위생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맥도날드는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부인했고, 검찰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논란은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사건을 다시 꺼내들면서 재수사에 들어갔다. 햄버거 병 논란이 재점화하자 부랴부랴 합의에 나서면서 검찰 재수사에 따른 대응책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더해져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냉장고에 쳐진 거미줄 사진 등을 토대로 고발해 또 다른 수사도 시작됐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햄버거병 논란 이후 '식품안전 강화 방안'을 강화했다. '고객초청 주방공개'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햄버거 패티 등의 병원성 미생물 오염에 대한 한국맥도날드의 자체적인 검사에 대한 내용이 빠졌고 결국 '보여주기 식'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영업시간 중 외부인을 주방으로 불러들인다는 것 자체는 대단한 노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맥도날드가 그동안 보인 행보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데 일조한 게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위생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소비자들의 불신은 잠재우고 진정성 있는 기업으로 인식됐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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