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인력 운용 필수인데”…외식업계, 잇단 규제에 인건비 폭탄 우려 [국민보고대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8.13 16:11  수정 2025.08.13 19:05

비용 부담·고용 경직성 심화 ‘이중 압박’

영세 매장 중심 탄력 운영 어려워…생존 위기 고조

정부 규제 강화에…현실 반영한 유연한 대책 촉구

서울시내 음식점에서 직원들이 서빙을 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침체와 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가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외식업은 유연한 인력 운용이 필수적인데, 각종 규제가 한꺼번에 몰리며 인건비 부담과 고용 경직성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기획위원회는 13일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적용 확대 등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이들의 고용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고 제한, 연차휴가 의무, 각종 수당 지급 등이 추가되면 영세업체가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인력 축소나 채용 기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외식업은 점심·저녁 등 특정 시간대에 손님이 집중되는 구조여서, 필요한 시간에만 인력을 투입하는 탄력적 근무가 필수다. 평일과 주말, 성수기와 비수기 등 수요 편차도 커 유연한 고용 없이는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강서구에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되면 필요한 시간에만 인력을 쓰는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영세 매장은 한 명 채용에도 비용 부담이 큰데, 의무 규정이 늘어나면 차라리 인력을 줄이거나 직접 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현재 외식업계는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 지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늘어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료·관리비·상시 인건비 등 매출과 관계없이 나가는 제반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외식업계를 둘러싼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이재명 정부의 주 4.5일제 추진으로 근무일이 단축되면 인력 충원이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한 인건비 부담과 단기 아르바이트 의존도 증가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나 주목할 점은 프랜차이즈의 경우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올 상반기 ‘백종원 방지법’이라 불리는 가맹점 보호 법안을 발의했고, 유사한 내용의 후속 법안들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근기법)을 전면 적용하는 법 개정 움직임까지 외식업계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근기법이 확대될 경우 해고 제한, 연차휴가 부여, 시간외수당 지급 등 의무가 확대되면서 인건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해마다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악재다. 매년 수백원씩 인상된 최저시급은 주휴수당, 연장·야간수당 등 연계 비용까지 끌어올리면서, 자연스레 한 명의 직원을 쓰는 데 드는 총 인건비가 눈에 띄게 늘어 영세 외식업체의 인력 유지가 갈수록 버겁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다수 외식 매장은 직원 수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으로, 인건비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휴수당·연장근로수당 등 법적 의무가 추가되면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실업자 양산 등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세한 사업장이 가산수당, 유급휴가 등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직원을 유지하는 대신 자동화기기 도입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어서다.


특히 주말·공휴일 중심의 근무 구조와 잦은 인력 교체 등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법 적용은 오히려 고용 축소와 같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칫 복잡한 법 규정으로 인해 자영업자가 범법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영세 매장은 하루하루가 생존 싸움인데,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가 쏟아지면 버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고용 안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종 특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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