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개소세 환원시 내수판매 전월대비 25~40% 급감 전례
자동차 업체, 12월 및 1월 인도가격 별도 안내
과거 개소세 환원시 내수판매 전월대비 25~40% 급감 전례
자동차 업체, 12월 및 1월 인도가격 별도 안내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일몰 예정인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1월 판매절벽 우려가 결국 현실화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신차 구매고객에게 12월 인도시 가격과 내년 1월 인도시 가격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 그동안 한시적으로 3.5%로 인하됐던 자동차 개별소비세가 내년 1월 1일부로 다시 5%로 환원되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2일 출시된 기아자동차 K5의 경우 2.0 가솔린 모델 기본트림 가격이 이달 인도분은 2351만원이지만 다음달 인도받을 경우 2395만원으로 44만원이나 비싸진다. 1.6 가솔린 터보 최상위 트림은 3141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59만원 가격이 오른다.
재고가 많아 곧바로 인도가 가능한 차종들은 연말까지 인도가 가능해 개소세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현대차 신형 그랜저와 팰리세이드, 기아차 신형 K5, 신형 모하비 등은 현 시점에서 계약을 해도 내년 1월 이후에 차를 인도받아 5%의 개소세가 반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연말을 기점으로 차종별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구매가격이 비싸지면서 자동차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계약을 하러 온 고객들 중 최신 모델이 아닌데도 올해 중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 발길을 되돌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1월은 워낙 비수기인데다 가격 부담까지 더해지며 그런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내수 진작 차원에서 자동차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1.5%포인트 인하했다. 당초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내수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해 말까지 6개월 연장했고, 올해 7월 또 다시 6개월 연장하며 총 1년 반 동안 낮아진 개소세를 유지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에게는 3.5%의 개소세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굳어져 버렸고, 오히려 기존 수준으로 환원하는 게 체감상으로 세금을 올리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자동차업체들은 과거에도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고 기존 세율로 복귀할 때 심각한 판매 절벽을 겪어왔다.
2015년 9~12월 개소세 3.5%가 적용되다 다시 5%로 환원된 2016년 1월 완성차 5사의 판매실적은 전월(2015년 12월) 대비 무려 39.3%나 폭락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4.8%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3.4%, 전년 동월 대비 18.5%씩 감소했다.
이후 정부가 경기 위축을 감안해 개소세 인하를 6개월 연장하며 1월분도 소급하기로 결정했으나 정부 발표 시점은 2월 3일이었기 때문에 1월 영업 당시에는 개소세가 환원된 상태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실적이 급감한 것이다.
6개월 연장한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이후인 2016년 7월 완성차 판매실적은 다시 전월 대비 24.8%,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2.9%, 전년 동월대비 24.0% 줄었다.
이번에는 개소세 인하가 적용된 기간이 더 길었던 만큼 절벽도 더 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연말 연초를 기점으로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신차 효과를 앞세워 판매 절벽을 일부나마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5 등은 개소세 인하 일몰 이슈가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V 80도 시장의 기대가 큰 차종이다.
신차 효과가 없는 차종의 경우 개소세 환원분 보전하는 수준의 가격 할인을 통해 판매절벽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개소세 인하 일몰 때도 일부 완성차 업체가 그런 방식의 프로모션을 진행한 사례가 있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개소세를 아예 낮춘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일몰될 수밖에 없는 정책이었던 만큼 그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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