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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하정우 "이병헌과 호흡, 연기의 맛 느꼈죠"


입력 2019.12.23 09:03 수정 2019.12.24 10:34        부수정 기자

영화 '백두산'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

"수지와 부부 연기, 민망하고 오글거려"

영화 '백두산'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
"수지와 부부 연기, 민망하고 오글거려"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재난 장인'이라 불리는 이 남자, 하정우(41)가 돌아왔다.

하정우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는 캐릭터와 잘 맞물려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번에도 그렇다.

그가 주연한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12월 19일 개봉)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 신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북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 유머, 감동 등을 내세운 연말 극장가 대작이다.

20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걱정했던 것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돋보였다"며 "화려한 비주얼, 이병헌 선배와 버디 무비 같은 연기 호흡이 빛났다. 결과물이 좋아서 다행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룬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한번쯤은 상상할 만한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두산'은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는 시작 5분 만에 화산 폭발 장면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이끈다. 하정우는 영화 초반을 긴장감 있게 담당한다. 강남역 장면은 오픈 세트에서 촬영했다. "영화의 첫 숟가락을 뜨는 장면이죠. 제작진이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연기만 했을 뿐이고요."

조인창 역을 맡은 그는 '더 록' 속 니콜라스 케이지를 연상하며 캐릭터를 해석했다. 허술하고, 허둥대고 당황하는 모습을 확장해서 초반에 보여주고자 했다. 리준평과 다른 조인창은 어떤 지점을 지나 조금씩 성장한다.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리준평(이병헌)-조인창(하정우)의 버디 무비에 가깝다. 둘의 감정선, 액션, 이야기가 영화 전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두 배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라며 "병헌 형과 장갑차 안에서 티격태격하는 연기를 찍을 때 연기하는 맛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꼭 만나고 싶었던 선배였다. 자신이 제작에도 참여한 '싱글라이더'를 이병헌에게 제안한 하정우다. '백두산' 얘기가 나왔을 때 이병헌에게 출연 의사를 타진했다. '미스터 션샤인'을 찍을 때였는데 재촉했단다. "빨리 읽어달라고, 미칠 것 같다고 했죠. 하하. 훌륭한 선배와 찍으면 일단 좋아요. 흥행에 대한 부담도 같이 나눌 수 있고요."

이병헌을 두고선 "정말 성실하고, 열정적이다. 무엇을 찍든 '100'을 보여주는 배우다. 연기 기계"라고 극찬했다.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병헌이 애드리브를 치면, 하정우도 넘겨받는 식이다. 주거니 받거니, 호흡이 좋았다. 하정우는 "이병헌 형이 개그 욕심이 있더라. 코믹 요소 덕에 리준평 캐릭터가 입체적인 인물로 탄생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 '터널' , 'PMC:더 뱅커' 등 다양한 재난 영화에 출연해 자신만의 장기를 마음껏 뽐낸다. "재난 영화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듯해요.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하면 몸을 직접 던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재난 장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죠(웃음)."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는 영화 '백두산'에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백두산'은 연말 극장가를 노린 탓에 종합선물세트를 지향했다. 액션, 재난 과정의 화려한 볼거리와 눈물, 가족애, 부성애, 감동, 코믹 등 넣을 수 있는 건 모두 쏟아부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 샘을 자극한다. 하정우는 "어느 정도까지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배수지와 부부 호흡을 펼친 그는 "연기할 때는 민망했고, 그 연기를 볼 때는 오글거렸다"고 웃었다. "애칭을 쓰는 게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굉장히 어려웠어요.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난해한 모습있었죠. 하하. 수지 씨와 연기 호흡이요? 큰 특이사항은 없었어요."

하정우는 배수지를 자신의 아내 최지영 역으로 추천했다. 친한 배우 황보라를 계기로 친분을 쌓고 이후 시나리오를 건넸다. 배수지의 나이에 맞게 캐릭터의 나이도 조정했다.

'백두산'은 주말에만 200만명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730만명을 불러들여야 한다. "잘 되길 바랄 뿐이죠. 기도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단점보다 장점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화려한 스케일도 좋지만 두 주인공의 케미가 가장 큰 장점이죠."

하정우는 주로 막대한 제작비가 든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배우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란다.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연출과 제작에 도전하게 됐다. 좋은 아이템을 꾸준히 생각하고 있다. "'노팅힐 같은' 로맨틱 코미디는 항상 도전하고 싶어요. 일반적인 사람을 연기해본 게 오랜만이거든요."

쉴 틈 없이 일하는 그는 '보스턴 1947' 촬영도 진행 중이다. 이후 '피랍', '수리남'을 촬영할 계획이다. 12월엔 단 하루도 못 쉬었다. "좀 쉬고 싶어요. 올해는 노화가 빨리 진행된 것 같아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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