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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조시아나, 신영숙-김소향이어야 하는 이유


입력 2020.01.20 09:25 수정 2020.01.20 09:25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배우 신영숙과 김소향이 변화하는 내면을 가진 조시아나 여공작 역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 EMK뮤지컬컴퍼니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커져가는 요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여성 캐릭터가 무대 위에 등장했다. EMK 오리지널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신영숙과 김소향이 맡은 조시아나 여공작이 그 주인공이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이 배경인 뮤지컬 ‘웃는 남자’. 앤 여왕의 이복동생인 조시아나 여공작은 상위 1% 중에서도 최상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하지만 체면을 차리기 급급한 귀족들과 달리 자신이 품고 있는 욕망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다. 조시아나가 욕망을 자극하는 그윈플렌을 만난 후 보여주는 적극적인 태도에 관객들마저 매혹될 정도다.


이렇게 조시아나의 당당함과 화려함에 빠져들었던 관객들은 ‘웃는 남자’의 전개가 후반부로 치달을 수록 그녀의 변화에 점차 동화된다. 평등 대신 이익만을 추구하는 상위 1%에게 일침을 날리는 그윈플렌으로 인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조시아나의 이야기는 베테랑 배우인 신영숙과 김소향에게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선물이었다. 독보적인 팜므파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신영숙은 초연 때부터 조시아나에게 매료됐다.


“조시아나는 상위 1% 귀족이지만 현실에 눈을 뜨는 현명함도 갖추고 있다. 현대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적인 면모 때문에 큰 사랑을 받는 것 같다”는 매력 포인트를 밝힌 것.


이번 재연에 새롭게 합류해 인생캐를 경신중인 김소향은 “자신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조시아나에게 끌렸다”고. 더불어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의 생각에 공감하고 새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객들에게 변화하는 조시아나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신영숙과 김소향은 ‘웃는 남자’ 재연무대에서 화려한 비주얼 속 변화하는 내면을 가진 조시아나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영숙은 시원한 가창력과 강렬한 아우라로 ‘내 안의 괴물’, ‘내 삶을 살아가’ 등 솔로 넘버를 소화, 장면장면이 끝날 때마다 관객석에선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김소향은 조시아나가 품고 있는 감정 하나하나에 중점을 두며 연기하고 있다. 흔들림 없는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조시아나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관객들이 기다려온 새로운 여성 캐릭터 조시아나가 신영숙과 김소향이여만 하는 이유다.


한편,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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