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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 길어지는 롯데·LG, 격동의 27년


입력 2020.01.21 00:03 수정 2020.01.21 09:1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롯데 27년, LG 25년째 한국시리즈 우승 없어

최근 대대적인 투자로 과거 영광 찾으려 노력

롯데의 V3는 27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롯데와 LG는 이른바 전국구 인기를 자랑하는 ‘엘롯기’ 3인방 중 두 팀으로 KBO리그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대도시(서울, 부산)를 연고로 하고 있어 관중 동원에 용이하다는 점, 90년대 전성기를 보냈고 2000년대 암흑기를 지나 제법 큰 투자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하지만 무관 기간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롯데와 LG를 응원하는 팬들은 우승은 욕심이요, 가을 야구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자조 섞인 농담을 늘어놓을 때가 대부분이다.


구단들도 성적 상승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롯데는 2000년대 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앞세운 ‘두려움 없는 야구’로 성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아쉽게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투자로 선수 구성 자체는 꼴찌에 어울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끝으로 암흑기에 접어든 LG는 FA에 큰 투자를 하고 거포 유망주를 수집하는 등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나섰으나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고 육성 정책으로 기조를 바꾼 뒤 조금씩 강팀의 면모를 갖춰 나가는 중이다.


두 팀은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팀들이다. 1992년 우승이 마지막이었던 롯데는 어느새 27년의 무관 기간을 보냈고, LG 역시 25년째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걸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KBO리그의 역사는 격동적일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었던 삼성은 이 기간 무려 7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전통의 강호 KIA(해태 시절 포함)와 두산도 5번 정상에 올랐다. LG가 마지막으로 우승하고 6년 뒤에 창단한 SK는 4차례 챔피언이 되며 명문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른 구단들의 흥망성쇠도 무관 기간에 많이 일어났다. 지난 27년간 현대와 쌍방울이 해체됐고 SK와 히어로즈, NC, KT 등 무려 4개팀이 창단했다.


KBO리그 팀들의 무관 기간. ⓒ 데일리안 스포츠

롯데와 LG가 얼마나 약세였는지는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롯데는 1992년 우승 이후 27년간 가을 야구를 단 9차례만 경험, 33.3%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지니고 있다.


LG는 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고 기세가 2002년까지 이어졌으나 다시 유광 점퍼를 입기까지 인고의 세월을 11년이나 보내야 했다. 27년간 롯데, LG의 가을 야구 진출 확률은 한화(29.6%) 다음으로 낮다.


무관을 끊으려는 두 팀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을 앞세운 파격적인 ‘프로세스’로 팀 체질 자체를 변화시키는 중이며, LG는 FA 시장과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서 통 큰 투자로 지난해 4위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과연 20년 넘는 무관의 역사를 먼저 끊게 될 팀은 어디일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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