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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백마강 벨트②] 정치적 위상 급성장한 세종을, 김병준 맞상대는 누구?


입력 2020.03.11 15:08 수정 2020.03.24 11:27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김병준, 보수정당 '험지'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세종은 종로와도 같은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

앞으로는 전국적 인물의 각축장이 될 것" 전망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4·15 총선 세종을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 8년만에 복수 지역구 시대를 맞이했다. 세종갑·을의 분구(分區)는 인구 성장 때문이지만, 세종의 정치적 위상의 성장 속도는 인구 성장보다도 더욱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총선에서 세종은 18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재개를 모색하는 발판이었다. 지역 맹주였던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 겨뤘다. 2016년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대표와 박근혜정부 청와대 경호차장을 지낸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었다.


결과는 공천불복까지 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해찬 대표의 낙승이었다. 세종의 민심이 지역적 인물이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위상에 걸맞는 정치적 대표자를 갈구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세종은 지역구에서 집권여당 대표를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보수정당이 공천했던 인물로는 세종에서의 승부가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절감한 미래통합당이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 칼을 빼들었다. 보수 정치의 최대 위기에서 '소방수'로 등장했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세종을에 전격 공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정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 '세종의 설계자'로 불리며, 중도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권주자다. 보수정당에서도 마침내 세종에 '체급'을 높힌 후보를 내보낸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세종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종은 종로와 같은 한국 정치의 중심"이라며 "전국적 인물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정당이 체급을 올린 후보를 내보냈지만, 세종을은 여전히 보수정당의 '험지를 넘어 사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역대 선거의 지형을 분석하면 뚜렷해진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세종특별자치시장 선거에서 이춘희 민주당 후보는 71.3%를 득표해, 18.1%에 그친 송아영 자유한국당 후보를 말그대로 '압살'했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이 정도의 득표율 격차가 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번에 새로 분구된 세종을은 조치원읍과 아름동·종촌동·고운동 등 읍과 동 지역에 인구가 집중돼 있다. 지난 지방선거 득표율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조치원읍 이춘희 63.3% 송아영 27.7%였으며 △아름동 이춘희 77.1 송아영 11.9% △종촌동 이춘희 74.6% 송아영 14.0% △고운동 이춘희 74.9% 송아영 12.3%였다.


조치원읍에서는 보수정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격차가 컸으며, 아름동·종촌동·고운동 등 동 지역에서는 완패한 것이다.


이같은 자료만 보면 세종을은 분명 험지를 넘어 사지에 해당하지만 변수는 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조치원읍에서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가 43.5%를 득표해 38.5%에 그친 이해찬 무소속 후보를 앞섰다. 당시 조치원읍의 투표율은 54.9%로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보다 높았다. 당선가능성이 있는 거물급 보수정당 후보가 등장하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투표하러 결집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단일선거구인 지난 地選까지는 여권 압승 지세
세종남·북 지역내 불균형성장 문제 화두될 듯
민주당, 강준현·이강진·이영선 3자 경선에 돌입


더불어민주당은 3자 경선을 통해 세종을 지역구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이강진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이영선 민변 변호사.

세종을의 지역 현안으로는 세종특별자치시 내의 균형발전 문제가 꼽힌다. 세종은 정부세종청사와 자치시청 등이 있고 대전 유성구와 인접한 남세종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치원읍·연기면 등 북세종은 발전에서 소외돼 있으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주변지'로 설정돼 재산권 행사 등만 제약받고 있다는 불만 여론이 있다.


북세종의 발전 소외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가 이른바 '돼지분뇨 거름' 사건이다. 지난 2016년 전동면 미곡리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한 농민이 자신의 밭에 돼지분뇨를 거름 삼아 뿌렸다가 악취가 인근 주거지역에 피해를 주게 되자, 지역구 의원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서 민원을 제기해 크게 번졌던 사건이다.


전동면도 이번에 분구된 세종을 지역구에 해당하며, 조치원읍보다도 북쪽에 위치한 북세종의 일부다. 남세종 일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대전의 베드타운처럼 발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북세종에서는 아직도 주거지역과 농경지가 혼재돼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미래통합당이 '세종시의 설계자' 김병준 전 위원장을 단수추천해 험지 세종 한가운데로 밀어넣어 '장군'을 외치자, 수성하는 입장인 민주당은 '경선' 카드를 빼들었다.


세종을에 해당하는 연기군 연서면 출신인 '영입인재'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세종갑 전략공천이 결정됐다. 세종을은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과 이강진 전 총리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영선 민변 변호사의 3자 경선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의 맞상대를 선출한다.


강준현 전 부시장은 이춘희 현 세종시장의 지방선거 선대위 상임선대본부장을 지냈으며, 이후 이춘희 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이강진 전 총리비서실 수석비서관은 이해찬 대표가 국무총리를 지낼 때 총리비서실에서 공보수석을 했다. 이후 이해찬 의원실 보좌관도 지냈다.


이영선 변호사는 세종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지만 부강면·금남면·장군면 마을변호사 활동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세종을보다는 세종갑 출마에 무게를 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국 전 사장의 세종갑 전략공천에 따라 세종을로 옮겨져 강준현 전 부시장, 이강진 전 총리실 공보수석과 함께 경선을 치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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