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환자 40명…수도권 집단감염 영향
감염원‧감염경로 불분명한데 N차 감염 지속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할 수도"
국내 코로나19 신규환자가 49일 만에 4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산발적 감염 클러스터가 수도권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방역 당국이 돌잔치‧물류센터‧교회 등 집단감염지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감염원‧감염경로를 단기간 내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지역사회 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브리핑에서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발생과 관련해 전일 대비 27명이 추가로 확진됐다"며 "현재까지 총 36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36명 중 32명은 물류센터 직원으로 파악됐고, 해당 환자와 접촉한 동거가족 4명은 2차 전파 사례로 확인됐다. 쿠팡 물류센터 관계자 4000여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2100명에 대한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향후 관련 환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진행된 역학조사에 따르면, '물류센터 관련 1호 환자'는 이날까지 22명의 환자와 연관성이 확인된 '부천 돌잔치 뷔페식당'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방역 당국은 돌잔치 뷔페식당에서 물류센터로 이어지는 감염경로를 특정하진 않았다. 물류센터 1호 환자의 초기 증상 발현일을 감안하면 물류센터 내 다른 초기 환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물류센터 1호 환자의 증상발현일과 확진판정일이 각각 5월 13일과 5월 23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환자가) 5월12일 하루 물류센터에서 근무를 했다. 이분으로 인해 모든 전파가 이뤄졌을 지는 조금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밖의 초기 환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늦어도 5월 중순부터는 물류센터 내 감염이 시작됐고 이후 반복적 노출이 이뤄져 사업장 내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집단감염 사례는 또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환자가 12명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해당 연구회 모임이 열렸던 서울 양천구 은혜감리교회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남양주 △의정부 △도봉구 △노원구 △부천 등의 교회 및 기도원에서 N차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해당 연구회 관련 최초 감염경로 역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확산세 지속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재시행될 수도
일각에선 돌잔치·물류센터·성경모임 등 집단감염지에 대한 역학조사가 지체될 경우 등교 개학과 맞물린 '조용한 전파'가 지역사회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명의 환자가 언제든 집단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파장은 이태원이 우리에게 주었던 '2주 경각심'보다 더 긴 시간과 고통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3~4일의 상황을 봐야겠지만 수도권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 역시 "위험도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유행지역을 대상으로 강화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