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청출어람in가요] 미도와 파라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담백하게 소환한 추억


입력 2020.06.01 23:11 수정 2020.06.01 23:1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도와 파라솔, 핸드싱크하려다 실제 연주로 이어진 이유

미도와 파라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음원차트 1위까지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커버 ⓒ앨범 커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마지막까지 OST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드라마에 삽입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발매 직후 음원강자로 불리는 아이유, 백현, 오마이걸, 볼빨간사춘기,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노래는 병원을 배경으로 20년 지기 친구인 의사들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슬의생’ 속에서 결성된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불렀다. 멤버는 전미도를 비롯해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등 동갑내기 교수 5인방이다.


현재(6월 1일 오전 8시 기준)도 미도와 파라솔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멜론 실시간 차트 7위에 올라 있고, 전미도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1위, 조정석의 ‘아로하’는 3위, 조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9위, 규현 ‘화려하지 않은 고백’ 10위, 어반자카파 ‘그대 고운 내사랑’ 14위, 휘인 ‘내 눈물 모아’ 22위, 미도와 파라솔 ‘밤이 깊었네’ 51위, 권진아 ‘론리 나이트’(Lonely Night) 60위, 제이레빗 ‘넌 언제나’ 82위, 곽진언 ‘시청 앞 지하철 역세어’ 83위 등 100위권 안에 ‘슬의생’ OST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


◆원곡: 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송봉주 작사·작곡의 이 노래는 2001년 발매된 자전거 탄 풍경의 정규 1집 ‘자전거 탄 풍경’의 타이틀곡이다. 2003년 영화 ‘클래식’의 OST로 삽입돼 대중적인 인기를 끈 곡이기도 하다. 때문에 현재까지 드라마, CF 등에서 남녀 사이의 풋풋한 사랑을 다룰 때 자주 사용된다.


노래는 지금까지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잘 알려져 있다. 이는 JTBC ‘슈가맨3’에서 증명되기도 했다. 당시 ‘슈가맨3’ 최종화에서 유희열 팀의 슈가송으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나왔는데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100불을 달성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대체적으로 부드럽고 하늘하늘한 분위기다. 여기에 후반부에 김형섭의 고음파트가 더해지면서 풍성함을 준다. 3절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고음 화음에서 진성으로 3옥타브 ‘E’(미)까지 올라갈 정도다.


◆리메이크곡: 미도와 파라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미도와 파라솔이 부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이상훈이 편곡을 맡았다. 이상훈 작곡가는 신원호 PD의 히트작인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에서 ‘서울 이곳은’ ‘가질 수 없는 너’ ‘청춘’ ‘혜화동’ 등 다수의 히트 OST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슬의생’에서도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비롯해 곽진언이 부른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의 편곡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도와 파라솔이 부른 곡은 원곡의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간다. 사실 가사는 해석하기에 따라 이별노래가 되기도, 혹은 사랑노래가 되기도 하는데 ‘슬의생’에서는 가사에서 주는 따뜻한 마음과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 축복의 마음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어쿠스틱 사운드를 강조하는 방법을 썼다.


원곡의 고음(김형섭 파트)은 유일한 여성 보컬인 전미도가 맡았고, 나머지 멤버들 역시 프로 못지않은 가창력을 뽐냈다. 뮤지컬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전미도, 유연석, 조정석, 김대명은 물론 앞선 작품에서 OST를 부르며 가창력을 뽐냈던 정경호까지. 이쯤 되니 애초에 신원호 PD가 음원 발매라는 큰 그림을 그렸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비하인드 스토리


제작발표회 당시 신원호 PD는 의학드라마에 밴드 설정을 접목시킨 이유에 대해 “‘응답하라’ 시리즈는 시대적 배경 자체가 과거 노래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현대물은 한계가 있다. 밴드를 가져오면 풍부한 음악 소스가 확보되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가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고 설명했다.


신원호 PD 당초 배우들에게 밴드 장면에서 핸드싱크를 시킬 생각이었지만, 배우들이 약 1년에 걸쳐 악기를 배우면서 직접 연주를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는 후문이다. 조정석의 경우 연습 전부터 기타 연주 경험이 있었지만, 유연석과 김대명, 정경호 등은 각각 드럼, 피아노, 기타를 배워본 적은 있지만 사실상 악기를 처음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전미도는 기초 실력조차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연습이 지금의 미도와 파라솔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