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 적립률 앞세우고, 물류 강화까지 앞장
이커머스 업계, 중장기적 우려…“당장은 큰 타격 없을 것”
최근 포털 업체 네이버의 움직임에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 온라인 유통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물류 풀필먼트 확충으로 빠른 배송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내놓으면서 파격적인 혜택을 다수 선보였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막대한 가입자 수와 국내 최대 검색 점유율을 보유중인 IT 대기업이다.
네이버는 지난 1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였다. 기존 무료 서비스 이용고객이 멤버십회원으로 가입해 매월 회비를 내면 네이버페이적립금 추가 제공 등의 혜택을 받는 서비스다. 또한 네이버웹툰 미리보기, 음원 스트리밍,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제공 등 선택적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이커머스 업계는 파격적인 포인트 추가 적립 방식과 적립률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멤버십 회원이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8%를 적립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적립률이 1~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내세운 적립 방식이 장기간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적립률은 업체 비용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팔고, 적립률까지 높을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커머스 A업체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정책을 두고 “네이버의 경우 대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이라면서 “우리도 적립률을 높이고 싶지만 입점 업체 수수료가 3% 미만인 경우가 많은 데다, 가뜩이나 최저가로 판매하는데 적립률까지 높일 경우 전부 업체 비용부담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B업체 관계자도 “보통 맴버십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면 초기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혜택을 쎄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간에 약관을 바꾸거나 해서 적립률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색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업계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건을 직접 구입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지만, 네이버쇼핑은 판매 사업자들이 장사를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입점 업체들의 경쟁력이 오를 수록 자체 경쟁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네이버쇼핑에서는 결제 채널별로 상품 가격, 결제조건, 배송료 등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이번에 선보인 맴버십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는 네이버를 통해 ▲최저가 쇼핑부터 ▲간편결제 ▲포인트 적립 및 충전 ▲반품·교환·배송 관리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던 강점을 한 데 모아 제공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행보가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이번 멤버십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 종속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된다.
C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바라보는 곳은 아무래도 오픈마켓 형태일 듯 하다. 소비자들이 대부분 검색을 기반으로 최저가를 찾아 소비하기 때문"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찾는 상품이 많은 데다 결제까지 쉽고 적립까지 많이 되는 장점이 있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은 오픈마켓과 소비 형태가 달라 경쟁에서 약간은 비켜 서 있다고 봐도 무관하다”며 “이런 이커머스의 경우 모든 상품을 네이버가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련 앱을 직접 접속해야만 최저가를 찾을 수 있고, 네이버에 제공하는 상품들 보다 훨씬 저렴한 상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D업체 관계자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나 멤버십 서비스까지 도입하는 걸 보면 본격적으로 온라인쇼핑에 진출하는걸 기정사실화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G마켓은 물론 쿠팡, 위메프 등 각기 다른 방식과 방향으로 고객을 보유 중이기 때문에 네이버가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놨다고 기존 고객이 순식간에 네이버쪽으로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 경쟁력에 대해서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네이버는 최근 쇼핑에 따른 배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쿠팡의 ‘직접 배송·익일배송’ 서비스와 같이 24시간 내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모든 업체가 빠른배송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배송 만으로는 업계를 위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상품 구색 등 MD강화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