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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KBS가 예의 없이 보낸 ‘개그콘서트’, JTBC‧tvN이 위로하다


입력 2020.07.09 09:17 수정 2020.07.09 14:1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tvN ⓒtvN

‘장르만 코미디’ ‘유퀴즈온더블록 x 개그콘서트’


지난 6월 26일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간판을 내릴 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은 KBS를 비판했다. ‘개그콘서트’가 폐지되기 전, KBS가 보여준 행보 때문이다.


일요일 오후 9시대를 책임지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를 지난해 12월 토요일로 편성을 옮긴 뒤 4개월 만에 금요일로 다시 옮긴 후 2개월 만에 폐지한 것이다.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던 가게를, 매출이 담보되지 않은 상권으로 자리를 옮기게 한 후 판매가 저조하다고 바로 문을 닫게 했다.


게다가 폐지설이 나올 때도 KBS는 “결정된 바가 없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만 했다. 이미 제작진이 출연 개그맨들에게 폐지 소식을 알렸고, 적잖은 루트를 통해서 이 내용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KBS의 입장은 ‘모르쇠’였다. 결국 논란만 일으킨 후 ‘개그콘서트’는 방청객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개그콘서트’ 종영 일주일이 지난 즈음, 개그맨들의 아픔은 KBS가 아닌 JTBC와 tvN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4일 첫 방송된 JTBC ‘장르만 코미디’는 새로운 장르 개척과 동시에 개그맨들의 아픔을 보여줬다. ‘개그콘서트’ 출신 서수민 PD가 연출을 맡았기에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 대부분이 나오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웃음은 처절하게까지 느껴졌다. 특히 김기리, 김성원, 서태훈, 이세준, 임우일 네 명이 KBS를 떠나면서 자신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장면은 ‘개그’라기 보다는 ‘다큐’였다.


‘장르만 코미디’는 JTBC 프로그램이지만, 적어도 1회에서는 ‘개그콘서트’를 떠난 KBS 개그맨들의 마지막 ‘KBS 개그’였다.


‘개그콘서트’ 특집으로 꾸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8일 방송은 더 직접적이었다. 개그계 큰형님 임하룡은 ‘개그콘서트’가 사라지는 아쉬움과 더불어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고, ‘개그콘서트’ 마지막 기수인 32기 출신인 이재율, 전수희가 출연해, 프로그램 폐지의 아쉬움을 드러낼 때는 유재석이 선배로서 미안함을 드러냈다. 특히 유재석은 “‘개그콘서트’를 만들어준 제작진 분들, 함께 해주신 동료 개그맨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과 21년의 나이를 같이 먹어간 ‘개그콘서트’를 KBS는 예의 없이 떠나보냈지만, 이를 JTBC와 tvN은 PD와 출연자들의 인연을 내세워, 개그맨들은 물론 ‘개그콘서트’와 추억을 같이한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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