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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선택…구차하기 짝이 없는 해석하나


입력 2020.07.21 08:00 수정 2020.07.20 08:24        데스크 (desk@dailian.co.kr)

문 대통령이 절박한 심정으로 만든 혁신특례규정

민주당, 성추행은 ‘중대한 잘못’에 해당되지 않는다?

‘개혁과제 완수’ 명분…후보자 공천해 지지 호소할 듯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그야말로 대선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서울시장 선거는 수도(首都)라는 상징성과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옅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역대 선거에서 전국 유권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그리고 부산시장 선거는 약 1100만 명에 달하는 영남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선거이다. 따라서 불과 11개월 후에 실시될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할 각 정당으로서는 두 시장선거에 명운을 걸고 총력을 기울일 것이 자명하다.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장 곤혹스러운 정당은 당연히 민주당일 것이다. 자당 소속인 두 전직 시장들이 다른 것도 아닌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 또는 사망하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헌 제96조에서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후보공천을 포기하든지, 후보를 추천하려면 성추행 사건은 위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하거나 아니면 이를 개정하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위 규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이던 2015년에 당혁신위원회에서 만든 대표적인 혁신규정이다. 2014년과 2015년에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연달아 참패하면서 민심을 되돌릴 혁신적 조치가 필요해 절박한 심정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당시 사무총장은 ‘어떠한 혁신에도 희생은 필요하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성추행은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다. 물질적인 부정부패보다 훨씬 더 심각한 범죄다. 더구나 시장이라는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2018년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이 드러났을 때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자당 소속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국민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넘어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쯤 되었으면 그런 공직자들을 공천한 데 대해 사죄하는 차원에서라도 후보 공천을 포기하는 살신성인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마땅하다. 그것이 위 당헌 규정을 만들 때의 정신이고 각오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으로 비난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실시된 지방선거에 자당 후보를 추천해 당선시킨 전력이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서도 여론이 악화되자 밀려서 마지못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집권당이 되고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압승을 하고나니 이제 절실함이 없어진 것인가? 마치 전유물인양 내세우던 개혁정신이 벌써 시들해 진 것인가? 경험측상 이번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잊어버릴 거라 기대하는 것인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성추행은 당헌에서 규정한 ‘중대한 잘못’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구차하기 짝이 없는 해석이다. 과연 그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강령(綱領)이나 선거공약, 성명 등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각종 여성폭력 대책도 발표하였다. 일각의 주장이겠지만, 이런 보도를 접할 때마다 진정으로 여성의 안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정당이 맞는지 혼돈스럽다.


결국 민주당은 위 조항을 슬그머니 삭제하거나 개정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꼼수로 위성정당을 만들며 앞세웠던 ‘정치는 현실’이라거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내세우는 ‘개혁과제 완수’라는 명분을 치켜들고 말이다. 그리고 후보자를 공천해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지지를 호소할 게 분명하다. 유권자들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을 잊었으리라 기대하면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해찬 대표가 했다는 그 말이 공허하게만 들리는 건 필자뿐이 아닐 것이다.


글/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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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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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어 2020.07.22  04:57
    문일썽이 참 가지가지 한다. 그렇게 거짓말만 하고 살고 싶을까?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가 "사기 좌파 종북 공화국"이 됐는데도...  대통령부터 거짓말의 달인이니... 유유상종이라 청와대 장관들 민주당... 다 거짓말 퍼레리드를 벌이고 있지. 된장 바라라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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