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억제책 장기간 이어져…매물 나와도 거래 쉽지 않아”
최근 계속되는 대책 발표에 집값 상승폭이 소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부 아파트는 기존 고점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계속된 압박에도 시장이 안정되기 보다는 오히려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부동산114가 6·17부동산 대책 발표 후 한 달 간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64% 상승했다. 서울 상승률은 0.71%로 이를 웃돌았고, 경기(0.59%)와 인천(0.31%)도 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7·10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지역 상승세를 보였다. KB부동산 리브온에 의하면 지난주에도 서울은 전주 대비 0.6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017년 8.2대책부터 2020년 현재까지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 정책들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규제에 대한 내성이 커진 것으로 봤다.
KB부동산 리브온 연구위원은 “정부의 6·17대책과 7·10대책 발표로 매매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매도 물량이 약간 출회되고 있다”며 “6·17대책 발표 전후로 20평대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짝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수 문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시장이 안정화 될 기미를 보이는 듯하다”면서도 “취득세 인상 전 사자는 매수세도 있어 높은 호가에도 한 두건 씩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혜택까지 사실상 폐지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올 하반기 증여와 매도 사이에서 절세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내의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조금씩 내놓을 매도 물량으로 시장이 실제 안정될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청약시장의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것처럼 여기서 해소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대거 기존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인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시장이 일시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지만, 주택 시장을 하락으로 이끌기에는 내 집 마련 수요층의 조급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부터 보유세의 부담이 만만치 않게 커질 예정인데다 먼저 파는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며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차액이 비교적 크다면 일부는 소득세법 개정이전 출구를 찾아 내년 상반기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거래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 매물이 나온다하더라도 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 현금부자 외에는 거래가 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급매물을 기다리는 수요자의 관망세와 함께 거래 소강상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