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기획┃무대가 된 유튜브②] 돈 내고 보는 무대 영상, 실현 가능할까


입력 2020.08.10 00:00 수정 2020.08.09 18:2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온라인 공연 유료화 논의 계속

수준 높은 영상 콘텐츠 제작 선행돼야

ⓒ뉴시스 ⓒ뉴시스

유튜브에서 뮤지컬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들이 다수 오픈되고, 기획사나 제작사에서도 활발히 이를 활용하고 있다. 개인 채널이나 홍보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온라인 공연의 경우 업계에서는 유료화를 논의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논의는 더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코로나19로 공연을 관람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무료’로 공연 영상을 제공하는 식이었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익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해외에서는 공연 영상 유료화 시장으로 주목을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국내도 충분히 가능할 거란 기대도 있다. 2006년 시작된 ‘메트:라이브 인 HD’와 2009년 ‘NT라이브’가 해외 공연 영상 유료화 시장의 대표적인 예다.


‘메트:라이브 인 HD’는 세계 3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 실황 영상으로 극장 개봉을 통해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K 디지털 프로젝터를 통해 실제 공연을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선사해 큰 호응을 얻었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연극계 화제작을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생중계 또는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에는 브로드웨이 연극까지 영역을 넓혀 호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국 국립극장이 제작한 ‘워호스’가 2014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돼 전석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국내 공연영상의 유료화 시장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래서 공연계가 먼저 도입한 시스템은 ‘자발적 관람료’다. 서울예술단은 2015년 공연된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전막 영상을 서울예술단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상영했다. 이 공연은 ‘감동후불제’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관람하면서 ‘후원하기’ 기능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책정한 금액을 지불할 수 있도록 했다. 총 228명의 관객들로부터 후원받은 금액은 219만1089원이다.


지난 5월 서울예술단의 갈라 공연 스트리밍 때는 244명이 120여만원을 후원했다. 두 공연을 합쳐 목표로 삼았던 300만원을 넘겼고, 여기에 네이버가 같은 금액만큼 후원해 총 600만원을 국내 민간예술단체 공연 영상제작지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민간단체들이 송출료 때문에 온라인 공연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면서 “온라인 공연 상업화를 고려하고 있는데, 영상화를 진행하려면 그만큼 예산이 필요하고 창작진에 대한 권리보호를 위한 예산도 필요하다. 실제 공연의 티켓값 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티켓값이나 VOD 금액 등을 참고해 적당한 과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문화회관도 ‘자발적 유료화’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세종체임버시리즈 클래식 엣지’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 후원 방식은 서울예술단과 같지만 최저 금액을 3000원으로 설정했다. 후원금은 연주자의 출연료와 공연 중계비로 사용됐다. 100여명이 참여해 110만원 가량을 모았는데 평균 1인당 1만1000원을 지급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수익 모델 개발보다는 시장 확장의 개념이 크다. 한 공연 관계자는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유료 공연에 대한 사업화 모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시도들은 유료화 서비스로 가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 정도로 볼 수 있다. 또 현장감을 얼마나 살릴 수 있느냐, 혹은 그와 다른 온라인 공연만의 독특한 지점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에 대해선 현재까진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발적 관람료’가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공연 영상의 유료화 시장이 활성화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특히 단순히 무료 서비스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온라인 생중계와 달리 유료 서비스를 위해선 그만큼 수준 높은 영상 콘텐츠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공연 관계자는 “공연 영상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제작사에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뮤지컬을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많은 예산이나 시간이 소요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업계에서는 “돈을 주고서라도 보고 싶을 정도의 영상을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