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에 '尹과의 단절' 깊게 새긴다…국민의힘, 혁신위 1호 안건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10 17:02  수정 2025.07.10 17:51

전당원투표 통해 사죄문 및 새출발 위한 약속 당헌·당규에

"따지자면 최고도 수준…유례를 찾기 어려운 단절"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1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호 안건으로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데 통감한다며 과거 행보에 대한 반성과 이와 단절하기 위한 약속 등을 당헌·당규에 뚜렷하게 새기기로 했다. 다음주 중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당헌·당규에 넣겠단 방침이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열어 "(혁신위에서) 제일 먼저 전제돼야 할 것은 잘못된 과거의와 단절"이라며 "가장 분명히 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에서 누군가 나와 사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으나, 더 확실하게 가장 높은 수준에서 잘못된 과거와 단절되길 바랬다. 방법은 우리 당 당헌·당규에 잘못된 과거가 무엇이고 어떻게 단절하겠다는 내용을 새겨 넣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혁신위는 이날 오전 '국민과 당원들에게 드리는 사죄문'과 '새출발을 위한 약속'을 1호 혁신안건으로 결의했다.


△내분과 절대 다수 정당의 횡포와 폭주에 무력했던 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점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점 △당대표를 강제 퇴출하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규정을 급변시켜 국민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한 점 △지난해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당을 쇄신하지 못하고 또다시 분열로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킨 점 등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겠다고 천명했다.


새출발을 위해서는 △혁신의 혁신을 계속할 것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현장 중심정당 △사익추구와 우리편 감싸기 정치문화에서 탈피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 추상 같은 자정능력 회복 시대를 선도하는 민생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당력 집중 △이에 역행하는 일 발생시 당원소환제 적극 가동 △공천 상향식 전환 및 당세가 약한 취약지역 적극 배려를 통한 명실상부한 전국정당 구현 등을 약속했다.


윤희숙 위원장은 "당헌·당규를 고치는 일이라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하지만, 그 전에 일단 당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명히 고쳐야 하는 잘못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당원들에게 묻겠다"며 "1호 안건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된 과거라고 생각하고 있느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 안건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수용했다"며 "(전당원투표 일정은) 잠정적으로는 11~13일 당원들에게 알리고 14~15일 투표로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시작하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혁신위 활동을 통해 비대위가 쇄신된 상태에서 전당대회가 진행되길 희망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고, 그게 우리의 목표"라며 "전당원투표는 후반부에 한 번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헌·당규 만으로도 과거와의 단절이 충분한지를 묻자 "지난 4월 (계엄과 탄핵에 대해) 사과한 적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당 지도자들도 계속 사과했다"며 "(다만) 제대로 국민에게 와 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제대로 된 방식으로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하고 그게 반전이 될 것"이라며 "사람의 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상위의 사과는 돌에 새기는, 바로 당헌·당규, 나라로 따지면 헌법 전문을 고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따지면 최고도의 사과 방식이다. 비대위 지도부가 이것을 수용한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전당원투표를 통과할 수 있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길목이다. 중요한 길목을 거쳐서 당원들의 마음이 모아져서 이 (정당의) 헌법에 다 넣는, 이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단절"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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