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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살린 아시아나 인수 협상, 극적반전 '성사', 동상이몽 '결렬'?


입력 2020.08.10 13:00 수정 2020.08.10 14:1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HDC현산 대면협상 수용으로 10일 양측 조율 이뤄질 듯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이목 집중...여전히 불확실성 커

아시아나항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시아나항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양자간 대면 협상 성사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극적인 반전을 맞으며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재실사 여부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분명한 상황이어서 어느 한쪽의 파격적인 양보가 없이는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해 요구한 대면 협상을 HDC현대산업개발이 전격 수용하면서 인수합병(M&A)은 노딜(No-Deal) 위기를 넘기고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


HDC현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두 회사 대표이사 사이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산업측이 지난 7일 제안한 대면협상을 수용한 것으로 인수합병 최종 계약 마감일인 11일을 하루 앞둔 10일 양사 대표이사간 대면협상을 위한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율이 이뤄지면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이사가 직접 만나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문 등 서류로만 입장을 밝혀 온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해도 대면 협상에 대한 동상이몽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HDC현산이 대면협상을 수용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임을 명시한 것은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재실사 불가 방침과는 분명한 온도 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업황 악화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와 달라진 만큼 이를 다시 점검하기 위한 12주 동안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재실사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상태다.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국가에서의 기업결합신고가 끝난 만큼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요건이 충족됐고 이에 11일을 계약이행 마감일로 정하고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통보한 상태다.


대면협상이 성사된 만큼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12일 계약해지권을 바로 행사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그렇다고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이 진전될 동력이 발생할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그동안에도 양측의 이견이 명확해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던 만큼 어느 한쪽의 통큰 양보가 없이는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대표이사가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카드를 제기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그동안 양측이 뚜렷한 이견을 보여왔던 만큼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야만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측이 대면협상에 나서는 목적이 인수 성사 뿐만 아니라 결렬시 책임 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양측은 그동안 계약 파기시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며 날을 세워온 만큼 이번 대면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시 책임 공방이 불거질 수 있다.


협상에 충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계약 파기의 화살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계약금 반환 여부를 둘러싼 법적 소송에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면협상이 성사되기는 했지만 양측의 이견이 너무나도 분명해 인수 성사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파격적인 제안과 수용이 이뤄지지 않는 한 결렬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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