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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후보론'…김종인 노림수는 가능할까


입력 2020.09.08 05:00 수정 2020.09.08 04:4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몇몇 당내 초선 의원에 4·7 보선 출마 권유

안철수·홍정욱 등 당밖 '거물'엔 박한 평가

조순형 당선시킨 06년 7·26 재선 재연 염두?

"인지도 높지 않은 초선이 이길 수 있을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윤희숙 의원이 국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물급 서울시장 후보군은 박하게 평가하면서, 몇몇 초선 의원들에게는 내년 4·7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초선 후보론' 노림수가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당내 몇몇 초선 의원들에게 내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권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그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한 김종인 위원장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해 "외부인사에게 시장 후보를 빼앗기는 우둔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라며 "당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유능한 사람을 후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욱 전 의원에 관해서도 "인물만 잘났다고 (서울시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와 관련 △당밖 인사에게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을 막고 당내 인사를 띄우는 것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연한 발언이라는 견해와 △안철수 대표 등 당밖 인사와의 '밀당' 성격 △정말로 당내에서 참신한 새 후보를 만들어보려는 생각 등 다양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깊은 뜻을 누가 알겠느냐만은 밖에 있는 사람보다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하는 것은 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이라면서도 "그렇게만 보기에는 안철수 대표나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박한 것도 사실"이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100일간 당을 이끌면서 정당 지지율 상승 등에 자신감을 얻어, 참신한 당내 후보를 직접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선된지 1년도 안된 초선 의원을 광역단체장으로 새로 키워내면 김 위원장의 '구심력'이 강해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주변과 대화할 때, 2006년 7·26 서울 성북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이끌어 조순형 후보를 당선시킨 일을 즐겨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열우당이 집권여당이자 원내 1당이었으며, 한나라당이 제1야당으로 양당 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민주당은 교섭단체조차 꾸리지 못한 10여 석의 제3당 신세였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당시 민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조순형 후보를 공천하고, 곧이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전을 이끌었다.


선거전에 시작될 무렵에는 최수영 한나라당 후보가 40.7%의 지지율로 조순형 민주당 후보(25.5%)를 크게 앞서고 있었으나, 개표를 해보니 조 후보가 44.3%를 득표해 최 후보(40.1%)를 제쳤다. 조재희 열우당 후보는 10.0% 득표에 그쳤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민심의 분위기는 '민주당 견제'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라며 "본인이 후보를 잘 만들어 내세우면 이길 공산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다만 정치경험·선거경험이 일천한 초선 의원의 서울시장·부산시장 출마는 내년 4·7 보궐선거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무리한 모험이라는 당내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2006년 7·26 서울 성북을 재선거만 해도 민심의 기저에 "열우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흐름이 깔려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조순형 후보가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거물'로 서울에서만 여섯 번의 선거를 치러 다섯 번 당선되고 당시 6선에 도전할 정도로 '선거의 프로'였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장성철 소장은 "4·7 재보선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모두 이겨야 하는 선거로, 부산시장만 이기고 서울시장은 내주는 정도로는 안 된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정책통' 초선 의원이 나가서 이길 수 있을지는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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