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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은 트럼프, 집단면역 카드 꺼낼까


입력 2020.10.07 04:00 수정 2020.10.07 00: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집단면역, 트럼프 국정 철학과 부합

완치 후 '느슨한 방역' 카드 꺼낼 가능성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뒤 백악관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뒤 백악관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 사흘 만에 백악관 복귀를 단행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방역 정책으로 집단면역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면역이란 구성원들이 바이러스에 서서히 감염돼 사회 전체적으로 면역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뜻한다.


5일(현지시각)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스콧 아틀라스 대통령 의학 고문은 이날 집단면역을 지지해온 전염병 전문가들과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의학계 인사는 △마틴 컬도프 하버드 의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이론역학과 교수 등 3명이다.


해당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통제를 가하지 않고 바이러스 확산을 용인하되, 고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은 보호하는 방안을 소개했다고 한다.


아틀라스 고문은 더힐에 보낸 이메일에서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보호하고, 학교 및 사회 활동을 재개한다는 이들의 구상은 대통령의 정책과 내가 해온 조언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교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집단면역 서명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집단면역은 방역보다 경제 활성화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 국정 기조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으로 코로나19가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느슨한 방역'을 대선 화두로 던질 경우 20여 일 남은 대선의 마지막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 문화 특성상 느슨한 방역은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집단면역 추진은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두려워 말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조차 중증 환자용 약물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감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조치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이 느슨한 방역을 공식화할 경우 추가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집단면역 정책을 도입한 스웨덴은 정책 도입 초기,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쏟아져 집중포화를 맞은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뒤 백악관 발코니에 서서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한 뒤 백악관 발코니에 서서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AP/뉴시스
트럼프 확진 여파 관련해
美 대선 세 가지 가능성 거론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쇼맨십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키려 전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퇴원→빠른 복귀 공언'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이 대선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여파와 관련해 △안일한 방역정책으로 인한 역풍 가능성 △지지세력 결집 및 동정효과 가능성 △높은 사전투표 비율과 낮은 부동층 비율로 영향력이 미비할 가능성 등 세 가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전날 'CBS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시간에 회복되면 '극복할 수 있다' '좋은 치료제가 나와 있다'는 식으로 반론을 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얼마나 회복 기간을 두고 선거 캠페인에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대선에) 부분적 영향은 주되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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